매일신문

장관·정치인들 얼굴만 '불쑥'…피해보고만 받고 돌아가

단수사태 대책, 지원 없어

지난 5월부터 2차례나 단수 사태를 겪은 구미에 정치권과 정부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방문하고 있지만 피해상황만 보고받고 돌아가거나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1차 단수사태 한 달 만인 지난달 5일 구미광역취수장을 찾은 데 이어, 2차 단수사태 발생 10일 만인 9일 구미 고아읍 구미정수장을 방문했다.

권 장관은 9일 오후 1시 40분쯤 구미정수장에 도착해 한국수자원공사 최홍규 수도사업본부장으로부터 10여 분 동안 사고현황 및 복구상황 등에 관해 설명을 듣고 "수자원공사가 이번에 큰 공부를 했다. 시민 및 기업체들이 단수 불편을 겪지 않도록 복구에 최선을 다해 달라"며 당부의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권 장관은 칠곡 호국의 다리와 구미보, 상주보 등을 둘러보고 관계자에게 항구적 대책 및 보강작업도 주문했다.

이에 앞서 8일 차관급인 국민권익위원회 김대식 부위원장도 사고현장을 찾아 "기업들의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공업용수 통수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감독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만희 국토해양부 제1차관도 2일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을 찾아 이번 단수사태의 원인과 복구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사고현장을 조속히 복구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달 3일 사고현장에 도착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 일행은 "무리한 4대강 공사로 인해 각종 인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4대강 공사를 속도전으로 하다 보니 국민 안전이나 피해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4대강 주요 지점에 대해 설계와 시공을 점검하고, 안전 위주로 공사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미상수도시민감시단 A씨는 "정부 고위인사들이 수차례 방문해 구미 단수사태를 보고받고도 정부 예산을 책정해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말 한마디 없이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하고 있다"며 "도대체 뭣 하러 오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기 싫은데 억지로 왔다는 느낌을 주는 인사도 있었다"며 "사고현장이 생색내기를 하는 곳이냐"며 분개했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단수 13일 만인 12일쯤 4단지 배수지에 물을 보내 단수 사태를 종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박병돈 단장은 "파손된 송수관로를 새로 연결하고 관보호공 타설을 8일 마쳤다"며 "3일가량의 콘크리트 양성기간을 거친 뒤 12일 오전쯤에는 4단지 배수지에 정상적으로 물을 통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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