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긴 목의 여인 그림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며 자기파괴적인 삶을 살다 36세에 요절했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헌신적인 아내 잔 에뷔테른(1898~1920)이 있어 외롭지만은 않았다. 1884년 오늘 태어난 모딜리아니는 1917년 봄,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 태생의 잔 에뷔테른을 만났다. 역시 그림 공부를 하던 에뷔테른은 그림 모델이 되면서 15살이나 많은 카리스마 강한 이 예술가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는 어린 딸이 모딜리아니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 완강히 반대했다. 이를 무릅쓴 에뷔테른은 이듬해에 첫딸을 낳았지만 모딜리아니의 건강은 더욱 나빠져 결국 1920년 1월 24일 사망한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에뷔테른은 둘째 아이를 임신중이었지만 다음날, 5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모딜리아니의 뒤를 따른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선택을 비난했지만 10여 년 후 모딜리아니의 옆에 옮겨 묻어주었다. 3년이 채 못 되는 기간이었지만 모딜리아니를 불꽃처럼 사랑했던 그녀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극단적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헌신적 반려자'.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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