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의 최고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일자리 창출'이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줄지 않는 것을 보면 정책의 효율성에 의문이 간다. 그래서 나온 것이 산학(産學)협력이다. 현 정부는 산학협력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산학협력 선도(先導)대학 50곳을 선정, 5년간 매년 2천300억 원씩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선정되면 대학마다 매년 평균 45억 원씩을 받는 셈이다. 전국 대학이 지금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학협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발상은 신선해 보인다. 그러면 대구 지역의 경우 산학협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일단 기술 협력의 경우 대학과 기업 간 산학협력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취업 문제가 나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역 기업은 인력이 없다고 야단인데, 대학의 취업 예비군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고 야단이다. 취업 문제에 있어서는 산학협력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층 대부분이 대기업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구 지역에는 대기업이 없다. 졸업생들은 중소기업이라면 일단 '거부반응'부터 보인다. 교육도시 대구에서 공부한 유능한 청년들이지만 틈만 나면 역외로 나갈 궁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일자리 창출 면에서 보면 지역의 산학협력은 빵점에 가깝다.
그런데 지난 4월 대구에 대기업이 하나 설립됐다. SSLM㈜이 그것인데 삼성LED㈜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합작 설립한 회사다. 지금 대구 성서 5차 첨단산업단지 내 11만㎡의 부지에 LED 소재공장을 건립 중이다. 말하자면 대구 대기업 1호인 셈이다. 이 회사가 오는 10월 공장 본격 가동을 앞두고 경력 직원을 채용했는데 무려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지역에서 생산기술직에 10대 1의 경쟁률이 나온 것은 희귀한 일이다. 대기업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그런데 뒤집어 놓고 보면 이런 것이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깝다. 거대도시 대구에 이제 겨우 대기업 1호점이 들어서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마치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다.
숲이 울창해야 새들이 깃드는 법. 대구 지역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윤주태(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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