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호강 횡단 송수·가스관은 안전하나

환경단체 "낙동강 준설 유속 빨라져 위험"

낙동강 사문진교 근처 대구 도시가스 배관이 매설돼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왼쪽) 생태보존국장은 준설과 빨라진 유속으로 가스관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안전점검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낙동강 사문진교 근처 대구 도시가스 배관이 매설돼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왼쪽) 생태보존국장은 준설과 빨라진 유속으로 가스관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안전점검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낙동강과 인근 지천에 매설된 가스관과 도'송수관 등 각종 관로가 낙동강사업에 따른 준설과 집중호우로 바닥이 깎여나가면서 관로 일부가 드러나거나 강바닥에 바로 접해 파손 및 유실 우려가 높다.

특히 일부 관로의 경우 하천바닥 지하 1~3m에 묻혀 있거나 강 준설 구간이어서 훼손 우려가 있는데도 이설이나 보완공사 계획이 없어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구시민 70%가량이 먹는 물로 사용하는 대구시 달서구 파호동 금호강 강창교 하류 30m 지점의 상수도관 2개는 불과 지하 2.2m(관 상단 기준)에 묻혀 있고, 강창교 하류 1㎞ 지점에서 대구 성서산업단지와 비산염색공단 등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송수관 1개는 지하 1~3m에서 금호강을 횡단하고 있어 유량과 유속 증가에 따른 훼손 우려가 높다.

매곡정수장에서 대구시내 방향으로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도관 2개는 대구시가 지난 1983년 매설했고, 죽곡정수장에서 공단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송수관은 대구시가 1995년 매설한 것이다. 공업용 송수관 바로 옆에는 1970년 매설한 뒤 현재 사용하지 않는 도수관 1개가 있는데, 비가 오기 전인 이달 8일 이미 관로가 강바닥 위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낙동강사업 건설사 측은 금호강 공업용 송수관이 있는 지점에서 하류 140m 주변에 늘어난 강물과 빠른 유속을 줄여 침식을 막기 위해 강바닥에 하상유지공을 설치하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준설로 지천인 금호강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유속이 빨라졌다. 특히 강창교를 거쳐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부분은 직선이어서 강물이 훨씬 더 빠르게 흐른다"며 "이로 인해 강 바닥이 깎여 구미 송수관 파손처럼 대구 상수도관도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군 다산면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60m 지점의 도시가스 관로의 경우 지하 5m에 묻혀 있지만 강 준설과 빨라진 유속에 따른 침식으로 관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관은 2005년 대구도시가스(현 대성에너지)가 매설한 것이다. 이곳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강폭 600m 중 가운데 320m를 준설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스관에 대한 안전영향평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토목전문가들은 특히 낙동강 준설 깊이가 평균 5~6m가량인데 지하 5m의 가스관로에 대한 이설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성에너지 관계자는 "낙동강 아래를 지나는 도시가스관에는 보호관이 덧씌워져 있고 콘크리트와 돌망태가 있어 관의 유실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박석진교와 낙동대교 중간에서 현풍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지점의 공업용 송수관이 지상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근 제지공장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이 송수관은 지난 6월 장맛비에 현풍천 바닥이 깎이면서 외부로 드러나 보강공사가 진행중이다.

제지공장 직원 김용진(59'현풍면 성하리) 씨는 "올해 하천제방을 쌓는다고 주변 낙동강에서 준설을 많이 해 현풍천의 유속이 급격하게 빨라졌기 때문"이라며 "현재 돌로 강바닥을 다져 하상유지공을 만들고 있지만 비가 내리면 다시 쓸려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관동대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는 "장마 이후 낙동강과 지천의 많은 관로들이 강바닥 유실로 노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대규모 준설로 하천의 평행상태가 붕괴돼 예측이 더 어렵게 됐다"며 "정부는 대대적인 안전점검에 나서 낙동강과 지천을 지나는 관로가 안전한지 정밀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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