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물이 귀한 나라에요. 물과 관련된 제품을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계명대 김은선(23'여'법학과 4년), 김효진(25'경제금융학과 4년) 씨는 지난 5월 1주일 동안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했다. 이들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선보인 제품은 대구의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물병'과 '수국차'였다. 세라믹볼이 들어있어 향균 효과가 있는 물병과 차(茶)가 물에 석회질이 많이 섞여있는 태국의 물 상황에 딱 들어맞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00여 명이 넘는 바이어가 제품 소개 부스를 찾았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현지 10여 개 업체가 그들이 선 보인 물병에 관심을 보였다. 시장조사부터 제품 선정, 바이어 관리까지 모두 대학생들의 힘으로 해낸 일이었다.
지역 대학생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구 제품의 '해외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지역의 우수한 제품들을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제품박람회 등에 선을 보이며 해외 바이어와 지역 업체를 엮어주는'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주인공은 계명대 '글로벌 무역전문가 양성사업단'(GSEP) 소속 대학생들로, 이 단체는 지난 2007년부터 지식경제부와 대구시, 지역 기업으로부터 매년 2억여여원을 지원받아 지역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국제 무대에서 소개하고 수출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6일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차 박람회'(World Tea Expo)에 참가한 김오창(24'경영학과 4년) 씨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대구에 차 생산 업체만 20개가 넘고 세계 시장에 내놔도 전혀 손색이 없는 제품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외국 바이어들도 'Made in Daegu'의 높은 질에 큰 관심을 보여 괜히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태국에 다녀온 전경정(24'여'경제금융학과 4년) 씨는 "학생들이 시장조사에서부터 제품 홍보, 마케팅, 바이어 접촉까지 모두 한다는 것에 기업은 물론 우리 자신도 처음엔 부담이 됐지만 경험이 쌓이고 성과가 나오면서 기업도 인정하고 우리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지역 업체들도 지금은 자신들의 제품을 가지고 학생들을 찾아와 홍보를 부탁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비용 부담 때문에 해외 마케팅은 사실상 엄두도 못 냈는데, 지역 대학이 나서서 제품 홍보도 하고 그 덕에 해외 수출계약까지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업체는 학생들이 미국에 다녀온 뒤 칠레와 중동 등 해외 7개 업체와 수출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김성민(25'국제통상학과 4년) 씨는 "좋은 상품을 개발해도 해외 문을 두드리지 못했던 업체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더니 졸업 후 취업 제의까지 받았다"며 "지역 기업도 돕고 취업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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