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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갈등과 대립으론 변화도 어렵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 자신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했다. 당의 조직과 돈을 관리하는 사무총장은 대표와 호흡이 맞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유 최고위원은 대표 측근의 사무총장 임명은 내년 총선 공천을 불공정하게 이끌 수 있다며 반대했다. 원 최고위원도 '캠프 인사 매관매직은 안 된다'며 '홍준표식 사당화의 시작'이라고 반발했다. 홍 대표의 밀어붙이기식 당 운영으로 한나라당이 새 지도부 출범 직후부터 갈등 구도에 휩싸인 것이다.

당 사무총장은 공천 작업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다. 실제 지난 18대 총선 당시 이방호 사무총장은 친박계 공천 학살의 주범이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대표로서는 당의 살림을 책임진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계파 간 대립과 갈등이 만연한 한나라당의 복잡한 구조를 감안할 때 대표 측근의 사무총장 임명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유'원 최고위원은 공교롭게도 각각 이번 경선에서 친박 친이계의 집중 지원을 받았다. 당연히 계파 이익을 대변한 것이란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반대한 이면에는 홍 대표의 독주 스타일을 감안한 점도 적잖다. 홍 대표의 특성상 측근 인사를 통해 당 운영 및 공천 과정에서 전횡을 휘두를 수 있다고 본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변화와 새로운 모습을 강조해왔다. 개혁과 변신에는 먼저 구성원들의 결집이 필요하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는 홍 대표의 과제이기도 하다. 갈등과 대립을 부른 당직 인선은 그러나 되돌리기 쉽지 않다. 홍 대표는 당의 갈등과 대립을 줄이는 일에 더 많이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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