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영화 같은 복싱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심한 빈부격차. 마약과 도둑질에 손을 대는 소년들이 우글거리는 빈민가에 물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이 있다, 그 안에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버지와 배를 곯는 동생들이 있다. 13살 동갑내기 존과 랜스는 경찰의 눈을 피해 꽃을 팔고 빈병을 팔아 가족의 생계를 이어간다.
태어나자마자 '인생의 링'에서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은 소년들은 빈병을 얻기 위해 복싱 체육관을 기웃거린다. 빈병을 탐내는 아이들에게 체육관 관장은 농담처럼 "한 달간 스파링을 해봐, 그럼 빈병을 주워가게 해주지"라고 말한다.
한 달간의 스파링으로 놀라운 재능이 드러나고 아이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15일 오후 8시 50분 방영되는 EBS '세계의 아이들-필리핀' 편에서는 가난하고 서러운 날들을 향해 힘찬 어퍼컷을 날리는 필리핀 소년복서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한 게임 대전료 210억원, 169cm 월드챔피언. 필리핀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다. 그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개 체급에서 10개 타이틀 획득했고, 인기를 몰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죽을 만큼 가난했던 그는 복싱으로 인생의 어퍼컷을 날렸고, 가난한 필리핀 소년들의 우상이 되었다.
필리핀 마닐라 인근의 가난한 도시에서는 오늘도 꿈꾸는 아이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챔피언이 되어 가족들의 끼니를 해결하고, 집을 사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4년 동안 어머니 얼굴을 보지 못한 17살 복서, 거리의 소년에서 복서로 거듭나고 있는 13살 존과 렌스, 그들은 간장 한 접시에 밥을 찍어 먹으며 인생의 어퍼컷을 날리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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