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인데 건물이 없다고 한다. 더구나 십자가도 없단다. 이러면서도 신자는 1만3천 명이 된단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세상에 이런 교회도 다 있을까?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이런 교회가 있다. 담임 목사방은 송림고교 교정 귀퉁이 건물에 있고 주일 예배는 그 학교 강당을 빌려서 한다고 한다. 집세는 학교 측에 장학금으로 낸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는 성경 구절을 자신의 방문 옆 액자에 넣어두고 방을 들락날락할 때마다 그 구절을 되뇌인다는 분당 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날마다 죽으려고 애를 쓴다는 이찬수 목사, 참 멋있는 목회자다. 이 목사는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고 설교하지 않고 "시련과 고통 속에서 예수를 찾으라"고 말한다고 한다. 이러면서도 처음 30명에 불과하던 성도 수가 지금은 1만 명을 넘는 교회가 됐다.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그러나 케이블 텔레비전으로 자주 설교를 듣는다. 웃음 속에 뼈 있는 설교는 대전 중문교회의 장경동 목사이고, 교과서적인 설교는 수원 중앙교회 김장완 목사이다. 평범하면서도 감동적인 설교는 명성교회의 김삼환 목사이다. 동화 구연과 같은 설교로 감동을 주는 목사는 창원 양곡교회 지용수 목사이다. 이 밖에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도 듣는다.
그러나 미국 선교사 같은 발음, 혹은 목이 잔뜩 쉰 목소리, 비웃는 듯한 미소를 잘 짓는 얼굴, 칠판에 잔뜩 글을 쓰면서 자신의 지식 자랑하는 목사님들은 보기가 싫다. 기독교인도 먼저 인간으로 상식적이고 정의롭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예수교 성도들의 자질의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일단 예수부터 믿어야 한다, 제대로 되지도 않는 인간도 예수님만 받들면 만사형통한다는 목사님들의 설교는 억지소리로 들린다.
이찬수 목사의 말은 나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요즘 성도 수가 늘고 교회 건물이 크면 성공한 목회라고 여긴다. 나는 묻고 싶다. 예수님의 관점으로 봤을 때도 이게 성공한 목회일까?" 가장 내 가슴에 남는 내용은 이렇다. "적지않는 기독교인들이 홍해만 건너고서 이미 요단강을 건넌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가나안은 멀었는데 말이다. 일부 목회자도 마찬가지다. 자기 뜻대로 목회를 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간이 더 커져서 '하나님께서 내게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그들은 바울의 두 번째 물음을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까요?'라는 두 번째의 질문을."
권영재 미주병원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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