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은 없다. 따라서 박근혜 대세론은 독(毒)이고 착각일 수밖에 없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13일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제9 강의 두 번째 초청 강사로 나와 '박근혜 대세론은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 중 20% 정도는 거품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호남에서도 박 전대표의 지지율이 25% 내외를 달리고 있지만 야권 단일화 후보가 나오면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대선 모델을 ▷호남이 영남후보 내세워 대권 장악한 노무현 모델 ▷97년 이인제의 탈당으로 대권을 놓친 이회창 모델로 구분할 수 있는데 만약 야권이 내년에 노무현 성공모델로 가면 대선에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야권이 영남 출신 단일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주목된다. 문 이사장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이기는 순간 유력한 야권 통합후보로 급부상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여권에는 박 전 대표로 거의 굳어지는 분위기지만 야권에는 이처럼 흥행 요소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권의 전략은 친이'친박의 화해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와 각을 세워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박 전 대표가 친이와 함께하지 않으면 보수의 한 쪽이 떨어져 나가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친박이 친이 세력을 고립시키고 와해시키는 순간 한나라당은 1997년의 이회창 전 대표가 갔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3번의 선거(1987년, 1992년, 2002년) 모두 대선 후보와 현직 대통령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도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지게 되면 유력 대권후보인 박 전 대표에 대한 '가혹한' 검증이 시작될 것이고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검증의 강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대선 전략보다 총선 전략에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서는 물갈이를 통한 과감한 인재 수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97년 한나라당이 이재오'김문수 등을 영입해 성공했던 것처럼 역량있는 인재를 영입해 한나라당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이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도 필패한다"고 주장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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