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는 다 비슷하지 뭐 별다른 것 있을라고?" 천만에,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듯이 휴게소도 특성이 있다. 겉모습은 비슷해도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와 사람들이 있다. 먹을거리도 마찬가지다. 휴게소 식당 메뉴판에는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회심의 메뉴'가 숨어 있다. 대구경북지역 주민이 여행길에서 쉽게 만나는 휴게소 중 이색적인 곳을 소개한다.
◆멋진 데이트 코스-금강휴게소(옥천)
금강휴게소는 전국에서 풍광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휴게소다. 어느 곳에서나 금강의 물줄기가 눈부시게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다. 식당의 내부시설도 훌륭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야외 테라스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들어와 싱그럽다. 분위기 있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 휴식이 정말 달콤하게 느껴진다. 휴게소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산책로가 있어 낚시를 하거나 강변을 따라 산보를 즐길 수 있다. 금강휴게소 홍민의(30) 대리는 "지난 2002년 8월에 영업을 중단하고 시설을 정비해 2003년 말부터 영업을 재개했다"고 설명한다. 1층 식당에는 250석이 마련돼 한식과 양식, 일식을 즐길 수 있다. 2층 레스토랑 실크로드에서는 금강유원지의 자랑인 도리뱅뱅이와 매운탕 등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전국 유일 고분군 휴게소-경산휴게소
경산휴게소는 역사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교육의 현장이다. 휴게소 안에 고분군 공원을 만들어 눈길을 끈다. 장도환(43) 부소장은 "삼국시대 신상리 고분군을 형상화하여 테마형 공원을 조성해 고속도로 이용객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과 역사학습 체험장으로 만들었다"며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보기 위해 일부러 휴게소를 찾는 주민도 많다"고 밝혔다. 특히 고분군 테마공원에는 야외공연장을 설치해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 주변에는 바닥분수와 어린이 놀이시설, 체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우수위생관리 휴게소로 지정돼 식약청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인증서를 받았다.
◆문화예술 휴게소-칠곡 휴게소(부산 방향)
칠곡 하행 휴게소는 운전기사들의 휴식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07년부터 휴게소 건물 안에 미술관이 있는 전국 최초의 갤러리 휴게소로 알려져 있다. 이 미술관은 고속도로 여행객들에게 휴식과 마음의 여유를 제공해 즐거운 여행으로 교통사고도 줄이는 등 새로운 휴식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요즘은 이상철 화가의 '목(木)과 화(畵)의 조화전'이 열리고 있다. 매월 새로운 주제로 초대전 및 특별전을 기획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트럭운전사를 위한 휴게실과 목욕시설, 숙박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운전기사 식당에서는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는 등 고속도로 여행객에게 친근한 휴게소다.
◆요술잔 '계영배'-문경휴게소(마산 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휴게소에 가면 도자기 고장답게 명물인 '계영배'를 볼 수 있다. 계영배는 술을 70% 이상 채우면 밑으로 흐른다. 황담요 김억주 선생의 작품으로 '넘침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계영배는 12지신 상 위에 잔을 올려 둔 모습이다. 현재 이곳에는 '호랑이 계영배'가 전시돼 있다. 가격은 100만원이다. 특히 문경휴게소(마산 방향)에서는 휴게텔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김강수(33) 대리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은 이곳에서 목욕과 빨래를 할 수 있으며 넓은 수면실이 있어 충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음식은 안동 간고등어로 만든 고등어조림과 해물영양 솥밥이 유명하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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