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현철의 별의 별 이야기] 영화 '해운대''하모니''헬로우 고스트' 흥행 이어…'퀵'주연

폭탄헬멧 쓰고 천방지축 섹시 '폭탄녀'…말 되나요

배우 강예원(31)은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운대'부터 각각 300만 명 이상이 본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에도 출연해 흥행의 맛을 봤다.

영화 흥행이 당연히 배우 힘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그녀는 이전까지 '메인' 역할도 아니었다. 비중은 높았으나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영화 '퀵'(감독 조범구)에서 배우 이민기(26)와 함께 스크린을 말 그대로 '꽉꽉' 채워 넣었다. 강예원은 "작년에도 바빴는데 지금은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며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로 잇따라 사랑받았고, 또 바로 '퀵'에 참여해 촬영했다"고 좋아했다.

"일을 하며 바쁜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는 그녀. 연방 싱글벙글이다. "오토바이 액션을 다룬 영화라서 그런지 다들 힘들었던 에피소드를 물어보세요. 그런데 솔직히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지금은 즐거운 기억밖에 없어요. 너무 행복하고 재밌게 촬영했거든요."(웃음)

그녀는 상영시간 115분 동안 5분마다 한 번씩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듯하다. 섹시한 아이돌 그룹 멤버 '아롬'이지만, 행동이나 말투는 그에 상응하지 않는다. 극중 예전 이름인 '춘심'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하자 또 배시시 웃는다.

생방송 시간에 늦을 것 같아 오토바이 택배 배달원을 부른 아롬. 예전 남자 친구였던 '전설의 폭주족' 기수(이민기)가 등장하고 그의 오토바이에 올라타 헬멧을 썼는데 폭탄이 설치돼 있다. 헬멧을 벗으면 폭발한다는 말에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폭탄 배달에 동참하는 역할이다.

헬멧을 벗으면 안 되기 때문에 섹시해야 할 샤워 신도 코믹적인 상황으로 바뀐다. 이외에도 연방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대성통곡, 관객을 웃기는 강예원은 이 영화에 함께한 코믹 감초 연기자 김인권(33)과 고창석(41)을 뛰어넘기에 충분하다. 또 섹시함보다 코믹함이 강조되는 일명 반짝이 '이소룡 운동복' 의상도 웃음을 전달한다.

강예원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뿌듯하다"며 "관객들이 재밌게 봤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촬영 현장은 말 그대로 재밌고 유쾌했다. 하지만 당연히 위험천만한 신도 많았다. 시속 200㎞로 달리는 오토바이 신이 부지기수였다. "민기를 잡은 손을 놓는 순간 떨어지게 된다는 생각에 옷이 찢어질 정도로 꽉 잡았다"며 허공에 시늉을 하는 그녀. 자신을 태우고 달린 이민기에게 배신감까지 느꼈다고 했다. 물론 무서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건넨 농담이다.

"촬영할 때 민기, 감독님, 스태프 모두 오토바이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는데 저에겐 안 알려주시니 모르고 있었어요. 민기가 살살 달리고 있다고 안심시켰는데 배신감까지 들었다니까요. 안 그래도 겁이 많은데 걱정할까봐 알려주지 않은 것 같아요. 솔직히 전 오토바이 위에서 시속 60㎞, 100㎞, 200㎞ 속도가 다 똑같이 무섭게 느껴져요."

그녀는 "5개월 동안 오토바이를 100번도 넘게 탔다"며 "그런데 타고 있으면 괜찮다가도 다음날 다시 또 촬영에 들어가려고 오토바이에 오르면 무서워졌다"고 진저리쳤다.

그래도 이민기를 향한 철저한 믿음으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폭파 장면에서 하마터면 다칠 수도 있던 그녀를 구한 것도 이민기였다. '해운대'에 이어 '퀵'에서도 연인으로 나온 이민기에 대한 감정을 묻자 "정말 친한 누나와 동생 사이"일 뿐이란다.

강예원은 이민기를 "정말 믿고 따를 수 있는 친구"라고 하는 동시에 감독과 스태프, 스턴트맨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녀의 말을 빌리면 퀵 촬영 현장에서 '화합'과 '끈끈한 유대 관계'는 절대 뺄 수 없는 단어다. 부상도 잦고, 어떤 위험이 다가올지 모르니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것.

한 스턴트맨은 사고로 다리 부상을 당해 결혼도 미뤄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촬영할 때 힘들어도 티를 내지 않았다. "원래 성격이 그렇다"는 그녀는 "절대 '난 지금 너무 힘들어'라는 말은 입 밖으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 힘드니 어리광 부리면 안 된다'는 지론.

"이번에 특히 화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솔직히 화합, 단합 같은 것 잘 안 되면 불편하잖아요. 위험하기도 하고요. 영화 소재와 내용이 그래서 그런지 매순간 서로 다치지 않게 기도도 많이 해줬어요. 끝나고 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잖아요? 전 시원하지는 않았어요. 많이 아쉬웠거든요."(웃음)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퀵'. 오토바이 추격전, 자동차'열차 폭발 등 화려한 볼거리,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행동이 주는 재미가 상당하다.

강예원은 특히 이민기, 김인권 등 '해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가 있어 좋고 예감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여기에 연기 잘하는 선배 고창석도 힘을 실어 더하다. 메인 역할로 관객의 평가를 받는 자리가 덜 불편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떨림'은 있다. 하지만 두려움으로 인한 떨림이라기보다 기분 좋은 '전율' 또는 '희열'이다.

"이제는 잠잘 시간이 충분한데 개봉일이 다가와서 긴장해서 그런지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그래도 행복한 긴장감이라고 할까요? 그게 활력과 기쁨을 주는 것 같아요. 짜릿하네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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