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여름은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더위와 함께 습한 공기 때문이다. 평균 기온 23∼24℃, 습도 80∼90%의 날씨가 이어지면 우리 몸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리게 된다. 또 습도가 높아 체온조절이 더 힘들어지게 되어 불쾌지수도 높아진다. 여름철 건강관리, 무엇을 조심해야할까?
◆여름철 질환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내분비계통이나 신경계통에 균형이 깨지고 대사 능력이 떨어진다. 면역력도 약화돼 감기를 비롯한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들도 장마철은 고역이다.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번창하기 때문이다.
낮에는 살균작용을 하는 햇볕이 부족해 음식이나 물을 매개로 한 세균이 증식하기 쉽기 때문에 음식 보관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무좀을 비롯한 피부질환과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고, 장시간 실내 생활로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 때문에 생기는 백선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수해지역 식중독 발병률 높아
수해지역에서는 각종 감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필요한 영양, 온도, 습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가장 활발하게 번식할 수 있다. 또 청결하지 못한 환경으로 인해 균이 자라게 되고, 특히 음식보관 상태가 열악해서 급속히 균이 증식하게 된다.
특히 세균성 이질은 오염된 물과 음식물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데, 매우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식중독의 원인 균의 하나인 살모넬라도 음식 보관 과정에서 급속히 증식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생적인 조리 환경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재료나 조리된 음식 모두 상온에 방치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최근 어린이를 중심으로 극성을 부리는 이질은 단 10마리만 입에 들어가도 발병하는 데다 음식뿐 아니라 환자와의 접촉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 따라서 음식을 먹기 전과 용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해야 한다.
복통이나 구토'설사 등 식중독 증상이 있다면 무조건 항생제나 지사제를 먹기보다는 물을 많이 마시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증상이 심해져 고열'혈변'탈수가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오는 날 생선회 먹으면 안 된다?
여름철이나 비오는 날 생선회 먹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질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비 오는 날 생선회를 먹지 않는 이유는 습도가 높은 날에는 비브리오패혈증균 등 식중독 균의 증식이 활발해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과, 어선이 출항하지 못해 싱싱한 횟감이 공급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횟집은 대부분 실내에 있고, 식재료를 위생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비 오고 흐린 날이라고 해서 식중독에 걸릴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특히 요즘은 횟감의 대부분은 양식이기 때문에 어선 출항과 관련이 없다.
◆천식'비염 환자 장마철에 괴로워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장마철에 더 심해지는 이유는 뭘까?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주 청소하고 빨래는 물에 삶는 것이 좋다. 습도는 6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침구류나 카페트, 가구의 커버 등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들을 특수 천으로 밀봉하거나 자주 삶아주는 것도 예방법의 하나다. 동물의 털로 만든 담요나 이불 등은 화학섬유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베개도 메밀 등의 식물성 베개보다는 스폰지 등의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것이 진드기의 서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장마철에는 집안 곳곳에 기생하는 곰팡이들도 문제다. 곰팡이는 그 자체보다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가 위험하다. 포자는 호흡기로 흡입돼 각종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을 일으킨다.
◆레인부츠와 피부건강
레인부츠(장화)는 장시간 신을 경우 통풍이 잘 안 돼 발 습진과 무좀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신발에 물이 한 번 들어가면 발이 젖은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각종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예방법으로는 통풍이 잘 될 수 있도록 한 치수 큰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비오는 날 맨발로 레인부츠를 신을 경우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양말을 신는 것이 바람직하다. 레인부츠를 신고 난 뒤에는 발가락 사이까지 깨끗히 씻고, 발 전용 스프레이를 뿌려 발 냄새를 없애주는 것이 좋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정승필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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