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가족 이야기] "대가족이 계속 이어졌으면"

5대 독자 집안 딸 부잣집에서 잠이 든 아이를 안고 있는 분이 이 사진의 주인공이신 왕 할머니십니다.

우연히 사진첩을 발견하게 된 것은 할머니가 다락방을 치우시며 장손인 저에게 "우리 집 내력은 이 다락방에 있단다"하시며 먼지 풀풀 나는 보따리를 꺼내셨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한번씩, 여름날에 곰팡내 날까봐 꺼내 말려서 다시 보관하신다는 추억의 보따리 속에 이 사진이 맨 위에 올려져 있었는데, 이때가 1960년대라고 하니 참 다복했던 것 같습니다. 왕 할머니 주위의 여러 딸 들 중에 유일하게 대를 잇는 분이 왕 할머니 바로 뒤 키 크신 분, 그리고 바로 맨 앞줄의 손녀들 다음으로 태어난 귀하신 몸, 쿨쿨 자고 있는 손자를 안고 찰칵! 하셨는데 바로 저의 아버지이십니다.

이렇듯 대가족이 한 마을에 이웃하며 모여 살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 대를 이어 요즘도 아주 작은 경조사가 생기면 모두 할머니 댁으로 모여 함께 기뻐하고 함께 우울해 하면서 지낸답니다.

오른쪽의 병풍 뒤에서 살짝 얼굴을 내비친 그 당시 뒷집아저씨는 가족이 너무 많아 병풍이 짧다고 투덜거렸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덕분에 고모, 고모부들이 많아 참 좋습니다.

집안 행사 때 다 모이면 정말 보기 좋고 든든해서 대가족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박종민(대구 서구 내당2,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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