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씨 집안 6訓의 경제학…정경유착 경계, 동반성장 추구, 윤리경영 실천

디딤돌에 놓여있는 고무신이 최씨 집안의 청빈한 삶을 보여준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디딤돌에 놓여있는 고무신이 최씨 집안의 청빈한 삶을 보여준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정경유착 근절(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라)

높은 벼슬에 오름으로써 당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학문수행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함이다. 가문을 번성시키려면 최소한의 사회적인 지위는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부를 기반으로 권력을 탐하고, 그 권력으로 부를 늘려가는 정경유착을 미연에 방지함이 목적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신기술을 도입하는 혁신경영도 공부를 통해 가능했다.

▶동반성장(만 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상한선으로 정한 만 석을 초과할 경우 소작료를 낮췄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지역사회로 환원하여 더 이상의 부를 축적하지 않았다. 생산이 늘면 열심히 일한 소작인이나 하인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는 '윈-윈'의 노사경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이었다. 보다 큰 이익을 올리는 독과점의 지위를 얻기 위한 몸집 불리기보다 적정한 규모, 건전한 경쟁에 기반한 상생경영에 힘썼다.

▶윤리경영(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기근이 들면 가난한 경작농이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헐값에 땅을 내놓는 일이 빈번했다. 상대방의 어려움을 자신의 부 증식에 이용하지 않는 윤리경영의 정도를 지켰다. 적대적 M&A를 삼간 것. '좋은 기업, 착한 브랜드' 이미지가 굳혀졌다.

▶지식정보경영(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찾아오는 손님을 대접하는 데 소홀함이 없었는데 그 비용이 연 1천 석에 달했다고 한다. 매출의 10%를 여기에 쏟아부은 셈. 교통 통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 과객은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는 메신저였다. 새로운 정보 습득에 비용을 아끼지 않은 지식정보경영이 숨겨져 있다.

▶모범적인 사회적기업(100리 안에 굶어죽은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이 들면 1년 소작 수입 가운데 1천 석을 주변에 풀어 빈민구제에 사용했다. 단순한 이윤추구에서 벗어나 사회공헌을 경영이념으로 삼은 사회적기업의 모범 사례에 속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최부자집 며느리들은 삼베옷을 입어야 했다. 최고경영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근검절약과 솔선수범을 제시하고 실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가 됐다.

최정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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