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과 신분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더라도 인간의 신념과 의지가 훨씬 상위개념이 아니겠는가.
인도는 아직도 카스트(신분)제도에 기반한 정당과 특정 가문이 판을 치는 곳이다. 그러나 K. 카마라즈(1903~1975)는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킹 메이커'로 일세를 풍미한 정치가다.
1903년 오늘, 인도 남동부 타밀나두주(州)에서 하층계급인 나다르 신분으로 태어났다.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16세 때 국민회의당 당원이 됐다. 1954년부터 9년간 고향의 주지사로 있으면서 모든 마을을 1번 이상 방문하고 하층민을 위한 정책으로 '하층민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하층 계급과 천민 유권자의 지지를 바탕으로 1963년 만년 여당인 국민회의당 총재가 됐다. 기대 밖의 정치력을 발휘해 1964년과 1966년 랄 바하두르 샤스트리와 인디라 간디를 잇따라 총리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1967년 고향의 지역구에서 예상 밖으로 지자, 인디라 간디는 기다렸다는듯 지도부에서 쫓아냈다. 결국 그의 몽니로 당은 분열되고 최초의 여성총리인 간디의 권위도 훼손돼 양패구상(兩敗俱傷)의 형국이 됐다. 마치 한국에서 허주 김윤환의 사례를 보는 듯하다. 어디서나 정치는 비정하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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