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형태의 구종(?)은 타자가 치기 어렵죠."
"오른쪽 투수의 슬라이더 구질(?)은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속기 쉽죠."
야구 중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인데, 여기서 구질(球質)과 구종(球種)은 거꾸로 표현됐다. 구질과 구종은 엄연히 다르지만, 이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구질은 투수가 던지는 공의 성질을 의미한다. 투수의 신체적 또는 피칭 메커니즘에 의해 보이는 투구의 궤적에 따라 구분되는 공의 종류라 보면 된다.
반면 구종은 던지는 방법에 따라 구분되는 공의 종류이다. 흔히 말하는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분류가 바로 구종이다. 구종은 주로 공을 잡는 법, 즉 그립에 의해 결정된다.
구종이 공을 던질 때까지 분류되는 방법이라면 구질은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난 이후에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강력한 직구를 주무기로 한 삼성 오승환과 KIA 윤석민 두 투수를 예로 들어보자. 부상에서 돌아와 올 시즌 위력적인 투구로 세이브를 쌓고 있는 오승환의 패스트볼은 묵직하게 포수 미트를 파고든다. 검지와 중지로 공을 찍듯이 잡고 엄지를 구부려 받치는 독특한 그립에서 나오는 그의 직구는 초당 55회를 넘는 회전수로 공의 무게감을 더한다. 이에 반해 윤석민의 패스트볼은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크지 않는 체격이지만 '살아 움직이는 듯한 공 끝' 때문에 손을 떠난 공은 타자 앞에서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빨라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같은 구종(직구)이지만 투수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두 투수가 가진 서로 다른 '구질'이다.
최근 방송기술이 발달하며 프로야구 중계에서 투수들의 투구 궤적 화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공의 스피드, 초당 공의 회전수, 궤적 등을 눈여겨보며 구종에 따른 투수들의 구질을 감상해보는 것도 프로야구를 보는 재미가 될 것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류명선 계명대 야구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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