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쉽게 보는 재무제표] 유동자산 풍부해야 '튼튼한 기업'

1년 안에 현금화 가능 전략…부족하면 흑자부도 우려도

회사의 경영자는 물론 채권자와 주식 투자자는 회사의 재무상태를 알고 싶어한다. 반석 위에 건축물이 지어지고 주춧돌과 기둥이 튼튼해야 지진이나 태풍에도 끄덕 없듯 기업도 기초가 튼튼해야 오랫동안 수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투자자에게는 손익계산서보다 대차대조표가 더 중요하다. 채권 발행기업의 자산과 부채의 규모와 구성, 그리고 비유동자산의 현재가치 분석 등을 통해 발행기업이 도산할 경우 회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상태란 자산과 부채를 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 마치 각 가정의 재산목록표와 같은 것이다.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저축한 돈인 자본금과 부족분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부채로 자산을 형성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대차대조표는 일정 시점에 재산과 빚이 어느 정도인지를 담고 있다. 여기서 일정 시점이란 결산시점을 말한다. 예를 들어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그 해 12월 31일이 결산시점이고 3월 결산 법인의 경우 3월 31일이 결산시점이다.

대차대조표는 자산과 부채, 자본으로 구성된다. 자산은 자금의 운용 즉, 돈을 사용한 곳이다. 어떤 종류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구분된다. 부채와 자본은 자금의 조달 즉, 돈이 나온 곳이다. 부채는 은행이나 채권자들로부터 나온 타인자본이고, 자본은 주주들로부터 나온 자기자본이다.

유동자산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거나 즉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흔히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신문기사를 자주 접하는데 이 말은 바로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넘쳐난다는 뜻이고 이 돈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몰려가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다. 이 돈으로 직원의 월급을 지급하기도 하고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를 구입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종 경비 지급은 물론 대출금 이자와 원금을 갚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유동자산은 사람 몸의 건강을 지탱하는 영양소 공급과 같은 것이다. 영양소 공급이 부족하면 영양실조에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동자산이 부족하면 기업이 오래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흑자부도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흑자부도란 영업이익은 나는데도 부도가 났다는 의미인데 유동자산의 부족으로 과거에 발행한 약속어음이나 당좌수표를 결제하지 못해서 부도가 난 것이다.

유동자산은 다시 당좌자산과 재고자산으로 구분된다. 당좌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투자상품, 매출채권, 미수금 등으로 구성된다. 당좌자산은 판매활동을 거치지 않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며 거래도 잦다. 유동자산 중 현금으로 전환이 가장 빠른 자산이기도 하다. 재고자산은 판매중이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품이나 제품, 원재료 등이다. 당좌자산에 비해서는 현금화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 완성품이 되기까지 시간도 걸리고 또한 상품이나 제품은 판매가 완료되어야만 대금이 회수되기 때문이다.

허수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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