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식 복권이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사러가도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는 사람이 많아 복권을 못 구한다는 것은 노후대비가 그만큼 안 돼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분위기는 월지급형 상품의 대박과도 연결된다. 특히 베이비부머와 은퇴생활자들에게는 월지급형 상품이 대세처럼 자리잡았다. 연금식 상품의 장점은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자식들 등쌀에 한방에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은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많이 주는' 월지급식 펀드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부 상품의 경우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월지급식 펀드 왜 뜨나
지난해 자문형 랩이 돌풍을 일으키며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면 올해는 월지급식 펀드나 채권 상품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 에 따르면 7월 초 현재 국내에 설정된 월지급식 펀드만 22개, 올 상반기에만 여기에 몰린 돈이 4천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통틀어 월지급식 펀드에 유입된 금액이 519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다.
지금까지 일반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펀드는 매달 일정한 금액을 투자해 목돈을 만드는 '적립식 펀드'다. 하지만 월지급식 펀드는 반대로 목돈을 맡겨 둔 다음 매달 일정한 금액을 돌려받는 투자 방법이다.
이 같은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일차적으로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1955년에서 1963년에 출생한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현재 712만 명. 이들이 지난해부터 직장에서 정년을 맞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매월 분배형 펀드가 정착한 일본의 경우 월지급식 상품이 등장한 것은 1997년이지만 본격적인 성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소위 '단카이(團塊)세대'의 대량퇴직과 맞물리면서다. 이들이 은퇴를 앞둔 2005년부터 매월 분배형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퇴직이 본격화된 2007년 일본 공모형 펀드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인 35조엔을 넘어섰다.
결국 고정적인 수입없이 오래 사는 데 대한 두려움이 시장을 키운 셈이다.
◆월지급식 상품의 함정
월지급식 금융상품은 크게 보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 증권에 투자하는 상품, 원금 보장이 되는 채권, 즉시연금보험 상품, 그리고 고금리 해외채권 상품 등으로 나뉜다. 월지급식 펀드의 경우 일시금으로 돈을 맡기면 그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해서 미리 약속한 분배율에 따라서 매달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펀드 투자 대상에 주식편입비율이 70%가 넘으면 주식형 펀드고 그렇지 않으면 채권형 펀드로 보면 된다. 그런데 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등락하는 것에 따라 수익률이 오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지급되는 돈은 원금에서 나가게 된다. 쉽게 말해 매달 약속한 돈은 지급되지만 그만큼 원금이 줄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더라도 원금 회복 속도가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실제 월지급식 펀드의 상반기 수익률을 보면 은행 정기예금 이자보다 못한 수익률을 낸 곳도 많다.
월지급식 채권형 신탁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고 국공채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지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내야 되기 때문에 세금을 내고 난 뒤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월급처럼 일정액을 받으려는 노후 대비족들은 원금 손실 여부와 함께 각 상품별 장단점을 꼼꼼히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 선택의 기준을 만들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에 따라 한 상품에 돈을 모두 넣기보다는 가급적 월 지급식 신탁과 고금리 해외채권, 월 지급 펀드 등에 적절히 돈을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교육센터는 최근 월지급식 펀드를 고르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교육센터는 ▷펀드 성과 결정 기준가격 ▷펀드의 여유도 확인 ▷운용 대상의 위험도 검토 등을 펀드 가입 전 필수 확인 항목으로 내놓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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