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 부산·경남 직접 공략

금융지주 설립 이후 보폭 넓혀

대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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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이 부산'경남권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경남은행 등 그동안 대구은행이 공을 들였던 부산'경남권 금융 회사 인수라는 예상과 달리 동남권 시장 선제공략에 나선 것. 이 같은 공격 전략은 그동안 공들여왔던 경남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DGB금융지주 설립 이후 이렇다 할 확장이 없던 터에 나온 조직 개편이어서 대구은행의 향후 보폭이 주목되고 있다.

대구은행은 19일로 예정된 인사와 함께 일부 조직 개편을 단행해 동남본부를 신설한다. 기존 경산권역을 담당해온 동남본부라는 이름의 본부가 있었지만 이번에 신설되는 동남본부는 부산 범일동 부산영업부를 본부로 승격시키는 것이 골자다. 기존 경산 등을 담당하던 동남본부는 경북 제3본부로 이름이 바뀌지만 위상은 여전하다. 경산의 13개 대학 등 금융 수요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은행은 동남본부 신설과 함께 현재 부산영업부, 서부산지점, 울산지점, 창원지점으로 나뉘어 있는 4개 지점 외에 복수의 지점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8월에는 해운대 센텀시티 안에 가칭 대구은행 부산지점, 늦어도 9월까지는 서부 공단권에 대구은행 서부산공단지점을 열어 부산권 금융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다음 달에는 울산공업 지역에 인접한 경주 외동읍 부근에도 가칭 울산지점을 연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부산지점과 함께 울산지점은 지점으로 쓰일 건물 준공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며 "내년 초에는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몰려 있는 창원에도 한 개의 지점을 더 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대구은행의 부산'경남 지역 영업권 확대는 DGB금융지주 출범 이후 기존 금융회사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실 우려를 낳은 바 있는 우리캐피탈 인수 포기와 더불어 그동안 공들여왔던 경남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진 탓이 크다. 경남은행 등이 속한 우리금융지주의 두 차례에 걸친 민영화 작업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2차 민영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일괄매각 방침을 내놓은 바 있어서다.

경남은행의 유력한 인수 경합자였던 DGB금융지주의 제1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선제공략은 이 같은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대구은행은 금융지주 설립 수년 전부터 부산'경남에 지점을 만들어 부산'경남권 금융시장을 분석해왔다. 이번 동남본부 신설이 정부 결정을 넋 놓고 바라보지 않고, 우려했던 상황이 닥치기 전에 선제방어 겸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대구은행은 동남본부 신설을 통해 순차적인 지점 확충은 물론 부산'경남 인재들을 채용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된 동남본부장에는 부산 출신 준임원급이 유력시된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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