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골목투어가 대구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문화관광코스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도심환경 개선에도 기여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18일 오후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은 청장실에서'도심문화탐방 골목투어'(이하 골목투어) 안내 팸플릿을 펼쳐 놓고 어떻게 하면 골목투어가 더 많은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심하고 있었다.
"이상화 시인이 작품을 쓰고 생활하다 임종을 맞이한 고택이 철거된다는 소식에 젊은 시절 둘러본 런던, 파리 등 유럽 도심 속 문화유적지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어요. 대구 도심의 문화유산도 잘 보존되고 관광객들로 북적이게끔 할수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윤 구청장이 대구의 옛 골목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분도문화예술기획 대표였던 그는 중구청이 소방도로를 내기 위해 이상화 고택을 허문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있는 사람들과 이상화고택보존운동본부를 만들어 활동했다.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이상화 시집을 출판해 모금운동도 벌인 끝에 이상화 고택은 존치될 수 있었다. 윤 구청장은 이때부터 도심 속 문화유적지를 고이 간직한 옛 골목으로 관심을 확대해 나갔다.
2006년 중구청장에 당선된 윤 구청장은 본격적으로 도심문화재생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처음에는 주변의 반대가 만만찮았다."'문화가 밥 먹여주느냐''건설 개발에 자신이 없는 구청장'이라며 질타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5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녹색성장이 강조되고 문화관광산업도 먹을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
윤 구청장은 이 같은 의식변화를 업고 2008년부터 골목투어를 본격 추진했고 이제 골목투어는 도심문화재생 정책 기반 위에 관광산업 개발은 물론 도심환경 개선, 역사교육 기능도 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multi use)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구청이 대구시, 시교육청, 매일신문사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역사문화탐방투어를 통해 교과서에 한두 줄로만 서술된 대구의 도심역사를 풍성한 해설과 볼거리로 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윤 구청장은 올해 더욱 가슴이 뛴다. 대구방문의 해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골목투어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세계육상대회는 아침, 저녁에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경기가 없는 낮시간을 골목투어와 연계할 계획입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문화해설사는 20명이지만 다음달부터는 문화해설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42명이 추가로 투입됩니다."
실제 올해 골목투어 참가자는 급증하고 있다. 2008년 150명에서 올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1만502명이 참여했고 후반기에는 세계육상대회를 찾는 외국인과 타 시'도 관광객의 골목투어 참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윤 구청장은 골목투어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아날로그 추억을 선물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제가 구청장으로 있던 지난 5년간 대구 도심의 문화유적지를 꽤 많이 발굴했어요. 이제는 흥미를 녹여 넣을 차례예요.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윤 구청장이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엄마, 아빠가 뛰어 놀던 골목 이야기를 자녀들이 체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이 만지고 탈 수 있는 벽화와 조형물을 확충하고 골목 스토리북도 발간할 예정. 타지에서 온 관광객은 물론 대구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와서 재잘거리며 즐기다 갈 수 있는 골목투어가 윤 구청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미래 성장의 동력은 문화유산에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잘 보존한 문화유산은 후손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불어 넣어주기 때문입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