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자는 복통 때문에 장염으로 10일간, 개인 비뇨기과에서 전립선염으로 2주간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결국 진단 결과,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었다. 장이 복벽 밖으로 튀어나와 아프고, 누워있거나 쉬면 증상이 사라졌던 것. 의사가 증상을 물었을 때, 환자가 사타구니에 뭔가가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을 한 번이라도 했더라면 거의 한 달 간의 불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정확히 증상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통시 진단은 문진, 진찰, 복부 X-선 검사, 혈액검사, 위 및 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 및 CT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여서 가급적 빨리 원인을 찾아내려면 환자도 아픈 위치와 시작 시점, 통증 정도 등을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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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증상을 말하는 것이 중요
복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급성위염이다. 윗배 명치 부위에 통증과 더불어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을 동반한다. 윗배 통증의 다른 원인으로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급성췌장염 등이 있다.
담석에 의한 담낭염인 경우, 명치 부위에서 오른쪽 윗배에 걸쳐 점차적이며 주기적인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감염성 위장관염, 과민성대장증후군, 급성게실염, 골반염, 요관결석 등도 흔히 볼 수 있는 복통의 원인이다.
즉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응급수술을 요하는 질환인가(복막염, 맹장염, 혈복강 등), 수술을 해야하지만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인가(서혜부 탈장, 담석증 등), 그냥 단순히 내과적 치료를 요하는 질환인가(위염, 위궤양, 과민성대장증상, 장염, 간염, 췌장염 등)를 구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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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 천공시 응급수술 필요
복통으로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 평소 윗배에서 속 쓰림을 지속적으로 느껴온 환자가 갑자기 심한 복부 통증을 느끼면 소화성궤양이 진행돼 위장관 벽에 천공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또 임신 초기에 갑자기 아랫배 통증이 발생했다면 자궁외임신을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구병원 외과 곽동민 과장은 "급성 충수돌기염은 병원에서 가장 흔한 개복수술의 원인"이라며 "대개 소화불량처럼 윗배의 불편감으로 시작한 복통이 점점 심해지면서 오른쪽 아랫배로 쏠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특히 복통이 있는 환자가 쇼크 상태로 빠졌을 때는 위장관 출혈, 복막염, 심한 급성췌장염, 자궁외임신 파열, 대동맥박리, 급성심근경색증, 비장파열과 같이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 신속히 수술이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위암과 대장암은 어느 정도로 진행될 때까지 복통이 없다. 하지만 만약 변의 색깔이 검거나 피가 나는 경우, 체중감소가 동반된 경우는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술의 경우 거의 복강경으로 이뤄져 흉터없이 조기 퇴원도 가능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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