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에서 의류 원단을 생산하는 A업체는 지난해 해외 바이어 2팀을 대구로 초청해 안동과 경주 관광여행을 제공했다.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이곳에 관심을 표한 바이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바이어들이 본국으로 떠나기 전 회사의 새로운 원단을 샘플로 제작해 전달하자 곧바로 일부 품목 계약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이곳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 관광을 즐긴 바이어들이 좋은 추억을 얻었다며 곧바로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며 "올해 여름휴가 때에도 대구를 방문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 좋은 관계가 맺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대구경북 섬유가 '제2전성기'를 맞이하면서 해외 바이어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지역 연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문화와 의료관광 등 도시의 즐길거리를 통해 해외 수출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으로 다음달 열리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최대 마케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원단과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 경영텍스의 경우 2년 전부터 중국의 대형 의류업체의 디자이너와 만남을 시도해 관계를 개선했다.
이명규 대표는 "처음 대구를 방문했을 때 사업에 관한 이야기보다 이곳저곳 볼거리, 즐길거리를 함께 경험했더니 관계가 좋아졌다"며 "우리의 제품에 대한 신뢰가 한층 커지면서 수출의 물꼬도 트였다"고 밝혔다.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대구 섬유'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최대의 마케팅 기회.
전 세계에 '대구'라는 지역이 제대로 알려지면 수출 길을 쉽게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에 차도르 등을 수출하는 신화섬유공업㈜은 육상선수권대회 기간동안 중동 바이어들을 초청할 계획을 세웠다. 세계 3대 스포츠대회와 대구를 이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생각에서다. 이재규 상무는 "라마단 시즌과 육상선수권대회가 맞물리면서 바이어들을 초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감동과 추억을 선물해 회사와 바이어의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회사는 1인당 왕복 항공료만 200만원 가까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대구'라는 도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바이어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잠재적 이득을 고려했다고 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춘식 원장은 "규모가 있는 섬유 업체들은 2, 3년 전부터 대구 의료관광과 경북의 문화관광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아 바이어들을 불러들였다"며 "섬유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이미지 마케팅에도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경북 섬유 수출은 2000년 29억7천5백만달러에서 매년 하락해 2006년 22억달러로 저점을 찍었지만 최근 2, 3년 사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28억5천만달러를 수출해 2000년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2009년 11월 이후 계속해서 증가 중으로 올해 수출액은 3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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