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세계육상선수권과 글로벌 대구의 성공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대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대구의 가장 큰 수확물이자 목표는 '글로벌 도시' 대구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2011 대구대회 조직위에 파견 근무하면서 대구시의 목표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가장 내륙에 위치한, 1천5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가 바야흐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게 됨에 감개무량함을 느꼈다.

그런데 조직위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넘으면서 과연 대구가 글로벌 도시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다.

지난 1년간 대구대회 조직위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는 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충분한 국제수준의 숙박시설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묵을 숙박시설조차 부족한 도시를 '글로벌 도시'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름대로 목표를 일부 수정하였는데, 2011 대구대회를 통해 글로벌 도시 대구를 널리 알린다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대구시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데 다소나마 기여하게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회가 임박하면서 낮춰 잡은 소박한 목표도 우리 조직위의 힘만으로는 힘들고, 결국 대구시민들의 참여 의지와 협조에 달렸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다만, 대회 조직위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첫 번째는 대구시민들이 힘을 합쳐 이번 대회를 누구나 인정하는 성공한 대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구시민들이 성공하는 습관과 비전을 함께 체득했으면 한다. 성공하는 습관과 사고방식이 미래의 대구와 시민들에게 얼마나 더 큰 성공을 불러올지 한번 상상해 보자!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만도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그랬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그랬다.

두 번째, 대구시민들이 구름처럼 경기장을 찾아 9일간 세계 육상스타들과 함께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국내외에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의 만원 관중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의 TV시청자들에게 대구의 도시 브랜드를 가장 확실하게 알리는 방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스타디움이 연일 꽉 찬 모습을 보이면 전 세계 시청자들이 대구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까.

요즈음 지자체마다 기네스북에 등재하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짜고 있는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 250만 대구시민이 앞장서면 40만 관중을 기록한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기록을 깰 수 있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대구스타디움을 한번 찾는 것이야말로 대구시민의 특권이자 역사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시'도민들은 그러한 대구시민을 부러워할 것이다.

황원근(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국제담당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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