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 홍신자와 웨르너 삿세의 결혼은 결혼식 자체로도 큰 화젯거리가 됐다. 제주돌문화공원의 이색적인 공간에서 공연 형식으로 펼쳐진 전통 혼례는 '홍신자 시집가는 날'이란 이름으로 열렸다.
이날 결혼식은 예식과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하객들이 연꽃차(茶)를 나누며 시작됐다. 홍 씨가 이끄는 '웃는돌 무용단'이 1천300여㎡ 규모의 하늘연못에 꽃잎을 뿌리고 신랑신부가 그 위를 건너 중간에서 만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는데, '하늘연못만남'이라는 신랑신부 만남 퍼포먼스는 큰 감동이었다. 금관 5중주단의 '그대가 있는 곳까지' 연주곡에 맞춰 소국, 쑥부쟁이 꽃잎들이 뿌려지는 가운데 신랑과 신부는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이 지은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신부는 조바위를 쓰고 신랑은 한지로 만든 한복을 입고 양쪽에서 하늘연못을 건넜다. 마치 물 위를 건너는 듯 사뿐한 걸음으로 운명적인 인연을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사회를 본 송순현 정신세계원 대표는 "동과 서, 남과 북, 자연과 예술, 사랑이 조화롭게 꽃핀 환상적인 공연"이라고 말했다. 마침 한글날이라, 하객들은 미리 나눠준 '한글날 노래'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불렀다.
잔디밭으로 옮겨진 결혼식장에서는 박정욱 국악예술원 가례헌 대표의 주례로 전통 평양식 혼례가 펼쳐졌다. 무용가 홍성림의 '태평무', 남정호의 '현대무용', 박정욱 대표의 '서도소리'로 축하 무대가 열렸다. 전통 평양식 혼례복 원삼을 입고 비단으로 감싼 4인교를 타고 신부가 입장했다. 신랑은 말을 타고 등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신랑은 "남과 북의 만남이자 동과 서의 결합을 의미한다. 국토 남단 제주에서 10월 9일 한글날 올리는 평양식 전통 혼례라 뜻깊다"고 말했다. 홍 씨는 지난 9월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 개관식에서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신화'를 무용으로 재현하는 등 제주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제주돌문화공원의 하늘연못은 제주 설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에 등장하는 공간이다. 완전한 사랑과 조화를 상징하는 신성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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