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나는 보수다/조우석 지음/동아시아 펴냄

보수주의자임을 외치는 저자가 한국사회 진보진영의 문제점을 5가지로 요약하며 책은 시작된다. 진보에 대한 무턱댄 선호를 조장하는 '리버럴 강박증', 20세기 통틀어 그 유례를 찾기 힘든 기적으로 평가받는 '신데렐라 국가' 대한민국의 탄생'성공을 부정하는 자기모멸의 역사 허무주의, 사회적 부패와 병폐를 넘어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사회적 합의 기반 자체를 허물고자 하는 반기업심리와 부에 대한 적대감, 담대한 타협의 여지를 아예 가로막으며 지적'문화적 내전까지 빚어내기에 이른 과도한 이념분쟁, 앞서 말한 진보진영의 고질병들 이면에 장기지속의 차원에서 작동하는 '슈퍼밈', 근본주의 DNA 등이 바로 그것이다.

포퓰리즘적인 평등주의의 늪에 자꾸만 빠져드는 작금의 한국사회 현실은 경제민주화를 등한시한 결과라기보다는 경제력 집중에서 오는 특유의 에너지를 글로벌 스탠더드란 이름 아래 내다버린 결과임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점을 주목해야 '아비 없는 사회'에 기대 성장했던 보수독과점 편향으로부터도, 이에 대한 성마른 반편향으로 대한민국의 기초 자체를 허물고 있는 자해적인 리버럴독과점 상태로부터도 벗어나, 담대한 재도약에 필요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길을 트기 위한 지적'문화적 헤게모니 프로젝트에 우리가 나서지 않는 한, 문민정부 시절을 포함해 지난 민주정부 시절을 거치며 확산돼온 좌파정서, 달리 말해 분노 어린 반기업심리와 부에 대한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고 새로운 도약에 필요한 사회적 동력으로 바꾸어낼 길이 무엇이 또 있을까라고 묻는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뿌리내려 있는 암묵적 금기들을 깨고자 하는 지적 분투의 산물이다. 411쪽, 1만5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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