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이 너무 싸서 친구들까지 불렀어요."
22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시청 앞 야외주차장.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수박, 양파, 감자, 오이 등 농산물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기다리는 줄만 200여 명이 넘어 주차장 밖 길가까지 이어졌다.
주부 이명희(43) 씨는 시청 건물에서 나오다 '양파 1망 4천원, 감자 2.5㎏ 3천원'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 곧장 장터로 향했다. 이 씨는 "이렇게 저렴하게 장을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친구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농산물을 싸게 팔고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농산물을 준비한 중앙청과 직원은 "수박 500개를 준비했는데 오전에 동이 나서 다시 500개를 갖고 왔다"며 "물품을 구입하는 시민들이 아주 좋아해서 직원들도 즐겁게 일했다"고 웃었다.
대구시와 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들이 고물가로 시름하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팔다 보니 정해진 시간보다 준비된 농산물이 일찍 전부 팔려나간 것도 모자라 추가 물량까지 준비했을 정도다.
21일에는 중구 대백프라자와 달성군 도시철도 2호선 문양역에서, 22일에는 시청 주차장과 동구문화체육회관, 수성구민운동장, 달서구 성서청구타운에서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장터에는 효성청과, 구지농협, 중앙청과, 원예농협, 대양청과, 북대구농협 등 6개 도매법인이 참여해 농산물을 도매가로 선보였다.
22일 중앙청과가 준비한 농산물은 오전 10시부터 시청 주차장에서 판매됐다. 장터가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수박 500여 개, 감자 500박스, 양파 300망 등 많은 양을 준비했지만 오전이 채 지나지 않아 바닥이 보였다.
중앙청과 직원들은 물량이 부족한 농산물들을 2.5t 트럭을 이용해 3, 4번 다시 가져왔다. 계획된 판매마감 시간은 오후 4시였지만 2시가 채 되지 않아 물건이 없어 몇몇 시민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중앙청과 김태현 실장은 "특히 수박이 가장 인기가 좋았다"며 "24일 중복을 맞아 3, 4통씩 사가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터에 나온 농산물들은 최근 긴 장마와 폭우를 동반한 이상기후로 인해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거나, 과잉생산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품목들이다. 수박, 오이, 가지, 양파, 감자, 단배추 등이 판매품목으로 참여, 도매법인들은 이틀 동안 시민들에게 저렴한 경매가로 판매했다. 중앙청과의 경우 8~10㎏짜리 수박은 1만원, 양파는 5㎏ 1망에 4천원, 감자는 2.5㎏에 3천원으로 시중 소매점보다 30~40%가량 저렴했다.
한편 대구시는 앞으로도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형일 농산유통과장은 "앞으로도 이번 같은 직거래 행사를 계속 추진해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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