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날개 단 동남·충청권 광역경제…대구경북도 해법 찾아라

[르포] 부산 센텀시티점 인산인해…세종시 건설현장 상전벽해

23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센텀시티점). '인산인해'라는 말이 실감난다. 백화점 내 상품매장과 스파, 극장 모두 만원사례다.

기네스북 등록 세계 최대 백화점(연면적 29만3천905㎡)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2009년 3월 개장한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3월 방문객 2천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센텀시티점이 개장 당시 '적자' 우려를 딛고 동남권 대표 유통 거점으로 발돋움한 배경에는 '광역 경제'가 있다. 부산-울산 고속도로 준공(2008년 12월), KTX 2단계 개통(2010년 11월), 거가대교(부산 가덕도-거제) 완공(2010년 12월)이 잇따르면서 '광역 고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

광역 교통망 혁명이 유통업 전반에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부산 백화점 업계 매출은 2008년 1조4천270억원, 2009년 1조8천890억원, 2010년 2조3천72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대구 2배 규모까지 팽창했다.

센텀시티점 고객전략팀 김재협 담당은 "평일 3만~4만명, 주말 7만~8만명에 달하는 이곳 고객의 절반은 '광역 고객'이다. 광역 교통 혁명 이후 서울'울산'대구경북'거제 등지 손님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충남 연기군 금남면 세종시 건설 현장.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곳이 정부 청사, 아파트 건설 공사가 본 궤도에 진입하면서 수도권에 버금가는 신도시 위용을 갖춰가고 있다. 세종시는 충남 연기군'공주시 의당면'반포면'장기면, 충북 청원군 부용면까지 충청남'북을 아우르는 465㎢(서울시의 4분의 3)의 광역 신도시.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36개 행정기관이 2014년까지 이전하고, 2012년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공식 출범한다.

노무현 정부의 세종시 원안(행정도시)과 이명박 정부의 수정안(기업도시) 사이에서 표류하던 세종시 건설이 제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 역시 '광역 경제'에 있다. 지난 5월 과학벨트 입지(세종시까지 8㎞)까지 대전으로 확정되면서 '광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취재진이 찾아간 이날 공사 현장에서는 입구 1㎞에 걸쳐 족히 100곳이 훨씬 넘는 부동산 사무실이 진을 치고 있다. 공사 차량과 함께 세종시 입지를 둘러보러 온 수도권'충청권 외지인 승용차가 뒤엉켜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곳 공인중개사 이상천(43) 씨는 "향후 5, 6년간 세종시 개발 붐이 충청권 경제 도약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과학벨트 입지가 확정되면서 대전-세종시 간 광역 경제권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동남권(부산-울산-경남)'충청권(충남-대전-충북) 광역 경제가 비상(飛上)하고 있다. 각각 '광역 교통 혁명(부산-울산 고속도로'KTX 2단계 개통'거가대교)'과 '광역 국책 과제(세종시'과학벨트)'라는 날개를 달고, 경제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쟁 광역 경제권의 급성장은 대구경북의 위기를 의미한다. 동남'충청권이 광역 경제 시대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각각 '동남권 100년 포럼'(7월 11일)과 '충청권 경제 포럼'(6월 21일) 발족에 연이어 성공한 반면 가장 먼저 경제통합 포럼(2006년 4월 28일)을 발족한 대구경북은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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