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짝 얼어붙은 한여름 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 자살 여파…정부 공직감찰·경찰 특별단속

포항 공직사회와 도심 상권이 정부 감찰과 경찰의 단속으로 인해 바짝 얼어붙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 4월까지 잇따른 유흥업소 여종업원 자살 사건 이후 행정안전부의 공직 암행감찰과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의 특별단속이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까지도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도심 상가들에 따르면 최근 포항지역에 경찰의 단속이 집중되면서 유흥업소를 드나드는 시민들이 크게 줄면서 유흥업소 주변의 미용업, 목욕업, 과일상 등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모(56) 씨는 "성매매와 불법고리사채업 등은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그로인한 서민들의 상권이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44) 씨는 "지금처럼 경찰이 눈에 불을 켜고 단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술집에 드나들려 하겠느냐"면서 "유흥업소 출입 자체가 죄인취급 받는 상황에서 앞으로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부에서도 포항시 공무원을 상대로 암행감찰을 벌이고 있어 공직사회도 긴장 분위기이다.

포항시 일부에서는 유흥업소 여종업원 자살 문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포항의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감찰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행안부 암행감찰에서 포항시 한 공무원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다가 최근 감찰반에 적발되기도 했으나 음주 수치가 낮아 훈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앙부처와 경찰 등 전방위적인 감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공직기강과 불탈법은 평소에 단속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무차별적인 감찰과 단속에 시민들의 마음과 상권만 위축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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