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람은 계간 종합문예지 '작가시선'이 주최한 제4회 전국 신인문학상 작품 공모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으므로 문인으로 예우하는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였음을 확인하는 바입니다.'
위의 글은 상인고의 이봉화 학생이 계간 종합문예지 '작가시선'으로부터 받은 문인 등단 확인서이다. 지난 6월 이봉화 학생은 '작가시선'이 공모한 신인 문학상 소설부문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란 작품으로 응모해 당선되었다.
'작가시선'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성인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하게 신인 작가로 등단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학교장이 칭찬과 격려를 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상장과 문인 등단 확인서를 학교로 보내왔다. 이봉화 학생은 2009년부터 교육청의 문예영재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래서 6월 말 '학생 책 출판 기념회' 때, 교육감이 직접 시상하고 격려하였다. 고등학교 재학 중 문단에 등단한 예는 드물다. 황석영 작가 이후 처음일 것이다. 대구 교육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교육청은 2007년부터 '삶쓰기 100자 노트'와 '글쓰기 워크시트' 8종을 보급하여 초'중학교 9년간 150편의 생활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교육 기반을 조성하고 난 후, 2008년부터는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위해 교육청 단위로는 최초로 문예영재교육을 시작하였다.
문단에 등단한 지 5년 넘는 중견 시인과 소설가가 초'중'고등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4시간씩 시, 소설, 시나리오 분야에 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다양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3회 달구벌 백일장에서 문예영재교육원 학생들이 학생 부문 6개 영역 가운데 5개 영역의 장원을 차지하였다. 1개 영역도 그전 해 영재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았던 학생이 차지했다. 올해 이상화 백일장에서도 문예창작 영재교육원 학생이 최고상을 수상하였다.
2년 전에 고등학생 소설 창작을 지도하는 소설가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몇 년 있지 않으면 영재원 학생들이 매년 1, 2명씩 문단에 등단할 것입니다." 그의 예언대로 문예영재교육원 운영 4년 만에 문단 등단 1호가 나왔다. 앞으로 이들이 대구의 문단 지형은 물론 우리나라의 문단 판도를 바꿀 것이다.
문예영재교육원 학생들이 모두 문인이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인, 사업가, 기자, 작가, 법조인, 학자, 예술인 등 다양한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 직업이 어떤 분야이든 이제 글쓰기 능력은 모두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다. 미국의 유명한 소토마요르 판사는 "마지막 판결은 변호사가 써낸 변론문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하였다. 판사의 판결조차도 쓴 글이 큰 영향을 미친다. 문예영재교육원 학생들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 종사하더라도 그 분야에서 글쓰기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꿈은 언제나 꾸는 사람의 몫이다. 이봉화 학생은 "제 소설 주인공처럼 소설가를 꿈꾸다 원하던 소설을 쓰고 등단까지 하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내년부터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실시된다. 문예영재교육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학생들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다양한 토요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한원경(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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