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사들의 무덤' 달서구에 '분양꽃' 활짝

분양가 내리고 무료 옵션 제공…1천만원 이상 프리미엄도 붙어

달서구발 훈풍이 대구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등 \
달서구발 훈풍이 대구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등 \'미분양 온상\'이었던 달서구 부동산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언제 팔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는 프리미엄이 붙으니 참….'

대구 달서구는 한때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곳이다.

2005년 이후 월배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졌으나 대량 미분양 사태가 빚어지면서 이곳에서 분양을 한 시공사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린 탓이다. 하지만 달서구 주택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달서구발 훈풍이 대구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사라진 입주 물량에 낮아진 분양가

달서구 월배 지역에서 지난 2007년 9월 분양한 계룡건설의 리슈빌 단지. 월배 지역 최고층(31층)과 대단지(801가구)란 특징을 내세워 분양에 들어갔지만 초기 계약률은 5%를 밑돌았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2005년부터 2년간 월배에 쏟아진 분양 물량이 워낙 많았고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계약은 고사하고 모델하우스를 찾는 사람조차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결국 계룡건설은 모델하우스를 폐쇄하고 골조만 끝낸 뒤 현장 공사도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재분양에 나선 계룡 리슈빌은 현재 계약률이 80%에 이르며 56평과 47평 일부만 남아있는 상태다.

800만~900만원이던 3.3㎡(1평)당 분양 가격을 600만원대로 낮추고 발코니 무료 확장 등 조건 변경을 내걸면서 실수요자들이 몰린 때문이다.

가격 재조정으로 33평의 분양가격은 2억7천만원대에서 2억3천만원대, 45평은 4억900만원에서 3억2천만원으로 낮아졌다. 계약률이 높아지면서 현재는 1천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계룡건설 홍성준 부장은 "리슈빌 단지는 지하철 역세권에 접해 있고 대단지 상가가 있어 초기 분양 때도 수요자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가격과 시장 상황 탓에 분양에 실패했다"며 "최대 30% 할인이라는 가격 재조정에다 입주 물량 급감이 계약률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월배 지역 내 올해 입주 물량은 내달 말 준공되는 계룡리슈빌 단지가 유일하다.

월배 지역 내 인근 단지들의 성적도 화려하다.

지난해 7월 분양한 화성산업의 대곡역 위드 단지(359가구)는 지난달로 100% 분양이 끝났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33평 분양가격이 2억3천만원대, 25평은 1억6천8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성공 분양의 원인"이라며 "현재 500만~1천만원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고 했다.

월배 지역 내 최대 규모 단지인 AK그랑폴리스(1천881가구)도 계약률이 현재 80%에 이른다.

시행사 관계자는 "2006년 분양 예정이었지만 시장 침체로 분양 시기를 미루다 당초 예정가보다 분양 가격을 낮추고 평형대도 중소형으로 변경한 것이 높은 계약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5평과 33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2%에 이르고 분양 가격도 25평은 1억7천만원대, 33평은 2억3천만원대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달서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감삼동 삼정 브리티시 용산 단지(767)의 경우 '중소형, 낮은 분양가'란 '월배 전략'을 그대로 수용해 1순위에서 청약 마감이란 기록을 세우며 분양이 100% 끝났다.

달서구 지역 최고층 주상복합인 대우건설의 월드마크 웨스트엔드 단지도 지난 3월 분양가 재조정 이후 200여 가구가 계약됐다.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상승세

신규 분양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 거래에서도 달서구는 대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대구 전체 공동주택 상승률은 6.7%지만 달서구는 8.4%를 기록하고 있다.

달서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 2007년 -6.3% 하락을 시작으로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4.9%와 -0.3%씩 떨어지는 등 3년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에는 3.4% 올랐으며 올 들어 상승률은 이미 지난해의 두 배를 뛰어넘고 있다.

특히 전세시장 상승률은 가파르다.

지난해 9.5% 상승에 이어 올 들어 6월 말까지는 12.8%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전체 전세 시장 상승률은 지난해 6.3%, 올 들어서는 9.1%로 달서구가 대구 시장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달서구 주택 시장 회복은 입주 물량이 지난해부터 급감했고 성서산업단지 등 주변 산단 경기가 살아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된 때문"이라며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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