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엽제 의혹, 증언 지점 굴착 조사 이뤄져야

왜관 캠프캐럴 기지에 고엽제가 매립됐다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전 주한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방한, 25일 국회에서 증언했다. 그는 "캐럴 기지에 도착해 방향을 잡고 나면 대략적인 (고엽제 매몰)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진강 고엽제 방류를 증언한 전 미군 장교 필 스튜어트 씨도 "고엽제를 비무장지대 부근뿐만 아니라 한국 전역에서 사용했다는 퇴역 군인들의 진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우스 씨가 지난 5월 16일 미국의 한 지역 방송을 통해 폭로한 고엽제 매립 의혹은 두 달이 지나도록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주한미군 측이 말로는 적극성을 보이면서도 실제 조사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지금까지 기지 내외부의 토양과 수질오염 조사를 벌였고 기지 내부에 마그네틱 탐사 장비 등을 투입, 토양 시추 조사를 실시하는 데 그쳤다.

20일 알려진 토양 시추 중간 조사 결과 캠프 캐럴 헬기장 1구역 내 40개 지점에서 고엽제 드럼통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또 다른 매몰 의혹이 있는 헬기장 D구역과 41구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하우스 씨와 야당 국회의원 등이 27일 캠프 캐럴을 방문할 예정이나 정부와 미군 측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결정적 증인이 온 만큼 그의 방문을 허용하고 증언에 따라 매립 의혹 지점에 대한 굴착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고엽제 매립 의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어물쩍 넘기려는 것은 옳지 못하며 주한미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철저히 조사하고 피해 보상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매듭지어질 수 있다. 미군 측은 퇴역 군인들의 증언에 따라 캠프 캐럴의 고엽제 의혹과 한국 전역에서 고엽제가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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