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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엘비스 되고, 마돈나도 되고…놀이공원서 무르익는 '코리안 드림'

대구 테마파크 이월드…외국인 공연단의 일상

#오후 1시 이월드(옛 우방랜드) 퍼레이드 구간. 바다의 성을 표현한 모형과 바다의 요정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물총을 쏘며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선보이는 배우들의 춤과 물총싸움에 어린아이들이 즐거운 함성을 지른다.

# 오후 9시 이월드 폭포광장 공연장. 다양한 동물 캐릭터와 분장을 한 공연단원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 신나는 율동으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아쿠아패닉 워터쇼'이다. 공연 중 간간이 물대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에 관객들의 옷이 젖기도 하지만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은 절로 흥이 난다.

어린이에게 꿈과 사랑, 축제를 전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테마파크 이월드. 이곳에서 화려한 공연을 펼치며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연단이 있다. 이름 하여 '이월드 외국인 공연단'.

32명의 단원 가운데 20여 명이 외국인이다. 콜롬비아(6명), 몽골(6명) 그리고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8명)에서 왔다. 마냥 신나고 화려할 것만 같은 이들의 공연과 공연 이후 뒷모습을 살짝 들여다봤다.

화려한 공연이 끝나면 단원들은 소속사에서 마련한 숙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분장을 지우고 밀린 빨래를 하고 일기를 쓰고 다음 공연에 대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일부 단원들은 부모나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기도 한다. 먼 타국 생활에서 오는 향수를 달래기 위해서다. 단원들이 가장 즐기는 것은 컴퓨터 게임'채팅 같은 인터넷, 여느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다. 단원들에게 유일한 휴일은 월요일, 휴일에는 시내(동성로) 나들이를 즐긴다.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쇼핑도하고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본다. 한국 생활을 제대로 즐기는 시간이다.

몽골에서 온 노미(22) 씨는 "새로운 스타일의 춤은 좋은 경험이다. 시간과 돈이 부족해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 못 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사샤(25) 씨는 "공연이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한국 생활을 즐긴다"고 말했다.

단원들 대부분 춤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이력도 다양하다. 역시 몽골에서 온 하비(26) 씨는 몇 년 전에 경기도 안산에서 근로자로 일하다가 꿈을 이루고자 찾아왔다.

러시아 출신 부부인 올레거(26)'올레시아(23) 씨는 인터넷으로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을 접하고 한국이 좋아 운영하던 댄스 아카데미를 잠시 접고 이곳 단원이 됐다.

이들 대부분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춤과 경험을 쌓아 각자의 고국에서 댄스학원 같은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곳의 경험이 그들이 꿈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진'글 성일권기자@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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