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외국인 노동자와 치과진료

서울지역에 3일 연속 강수량으로는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있어 마음이 아팠다. 하루 빨리 복구돼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길 바란다. 지난 6월 하순부터 시작된 장마가 7월 중순경에 끝났음에도 최근 기록인 폭우가 다시 쏟아지자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를 보면 정말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아열대 기후로 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과 한국형 스콜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번 집중호우는 아열대성 기후나 스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21세기 말인 2100년에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포함해 충북 지역까지도 아열대 기후지역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최근에 한 달에 한 번씩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무료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 사람들은 치아는 튼튼하지만 의외로 치아마모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 섭취하는 음식물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네팔 사람들 중에는 유난히 금목걸이나 반지 등으로 치장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같이 따라온 자원봉사자가 반짝이는 물건이나 금으로 된 장식을 유난히 좋아한다고 귀띔을 해주었다.

한 번은 파키스탄 노동자를 치료했는데 이슬람식 전통의상을 입고 왔다. 머리에 터번 같은 것을 쓰고 있어 벗고 치료해야 하는지 그냥 치료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그냥 치료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병원에서 한 번도 터번 같은 것을 벗지 않아서 그냥 치료한 것이 잘한 것 같았다. 한 번은 베트남 이주 여성을 치료하면서 얼굴에 무엇이 묻은 것 같아서 자세히 보니 코에 작은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치료하면서 신기하여 계속 피어싱을 구경한다고 치료에 집중이 안 된 적도 있었다.

치료가 끝난 후에 코에 피어싱을 하면 불편하지 않은지 물어보니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 자격이 되지 않아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구적십자병원이 폐쇄되면서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의 의료약자들이 갈 곳이 더욱 없어졌다. 이런 의료약자들이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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