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D-100일… 막오른 백일야화

문성준 군 조수지 양
문성준 군 조수지 양

오늘은 수능 D-100일이다. 2012학년도 수능 시험일인 11월 10일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D-100일, 수험생들은 정신적인 부담뿐 아니라 무더위와도 싸워야 한다. 본격적인 수능 준비는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은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 찜통 더위 속에서 고3들은 어떻게 수능 준비를 하고 있을까. 대구 남녀 고교에서 수도권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고3 학생 둘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엿볼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함과 꾸준함, 그리고 계획한 것을 실천해나가는 우직함이었다.

◆대건고 3년 문성준 군(인문계열)

"수능 공부에다 수시모집까지 준비해야 하니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문 군의 성적은 내신 2등급대, 모의고사 성적은 백분위 97% 정도다. 문 군이 희망하는 대학은 한양대 교육공학과. 정시모집에 앞서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전형에 응시할 생각이어서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부터 자기소개서 등 관련 서류를 갖추느라 바쁘다. 1학년 말부터 교내 봉사동아리 '아가페'에 가입,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중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준 경험 등 고교 생활 동안 해온 활동을 차곡차곡 챙기고 있다.

그렇다고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할 순 없다. 수시 논술전형에도 한양대를 비롯해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에 응시할 생각인 데다 정시모집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 문 군이 약점으로 꼽는 것은 사회탐구 영역. 여름방학 동안 사회탐구 영역 공부에 시간을 더 할애해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은 EBS 교재 위주로 하루 2시간씩, 사회탐구 영역은 3시간 학습하는 식이다.

"8월에는 EBS 교재를 모두 훑어보고 9월에는 틀린 문제 위주로 복습하며 다른 문제집을 살펴볼 생각이에요. 10월엔 정리해둔 오답노트를 보며 마무리를 지을 겁니다."

방학 동안 진행되는 학교 보충수업은 불필요한 것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더 확보하려는 학생들은 보충수업을 소홀히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문 군에겐 이때가 소중한 기회다. 자연스레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체크할 수 있기 때문. 수능 연계율이 높은 EBS 교재를 많이 활용하는 까닭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올해 수능이 쉬워진다니 다들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요. 저 역시 최상위권이 아니지만 쉽게 출제된 6월 수능 모의평가를 통해 자신감이 붙었으니까요. 대입 전형 방법도 다양하니 자신에게 맞는 것을 꼼꼼히 고른다면 희망이 있습니다."

◆혜화여고 조수지 양(자연계열)

"고교생이라면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잖아요. 교실에서 피서를 즐긴다고 생각하려고요."

조 양은 수능이 10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긴장감이 커졌으나 견딜만하다고 시원하게 웃어넘겼다. 잡념을 떨치기 힘들 땐 잠시 펜을 내려놓고 보고 싶던 영화나 TV를 보면서 숨을 고른다. 점심을 먹은 뒤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수험 생활을 버티는 요령이다.

조 양의 성적은 내신 2등급대, 모의고사는 백분위 96% 정도다. 생물학과로 지망학과를 먼저 정했고 대학은 연세대나 고려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수시모집 때는 논술전형이 목표다. 학원에서 일주일에 두 차례 논술 특강을 듣고 있다. 논술을 별도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어려운 수능 문제를 공부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언어, 외국어영역은 거의 틀리지 않지만 수리영역에서 실수가 나오곤 하는 까닭에 여름방학 동안 수학 기본 개념 정리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방학 때는 수학 개념 점검과 문제 풀이를 병행하고 9월 이후에는 문제 풀이에 집중할 거에요. 탐구영역도 9월 모의평가 이전까지는 개념을 한 번 훑고 가야겠죠. 언어'외국어 영역도 감을 잃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챙기고 있습니다."

조 양은 오전 학교 보충수업을 제외하면 하루 9~10시간 정도 공부한다. 하지만 그 시간 내내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일. 과목별로 공부할 시간대를 정하는 이유다. 체력과 집중력이 받쳐주는 오후 시간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수리'과학탐구 영역을 들여다 보고 자신있는 언어'외국어 영역은 밤 시간대에 챙긴다. 여느 학생과 마찬가지로 자꾸 다른 책을 봐야한다는 욕심이 나긴 하지만 EBS 교재로 눈을 돌리려고 애쓴다. 다만 수리영역은 별도 교재로 개념 정리 과정을 보태고 있다.

"마음은 바쁘고 공부할 것은 많죠. 하지만 '진작 열심히 할 걸'이라며 후회하는 경우 슬럼프에 빠지기 쉽죠. 모두 상황은 비슷하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지금 페이스를 수능 때까지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하는 게 좋을 거에요."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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