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이 1일 울릉도 입도를 시도하다 국내 입국이 저지당한 채 9시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가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한국 정부와 일부 인사들의 돌발 대응으로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포공항 출입국관리소는 일본 극우파 인사인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 사토 마사히사 등 자민당 의원 3명이 이날 오전 11시 3분 전일본공수(ANA) NH1161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입국 불허를 통보했다. 이어 이들 3명에 대해 이날 낮 12시 40분 도쿄행 ANA 비행기에 태워 보내려 했으나, 이들은 출국을 거부하며 농성을 벌이다 오후 3시쯤 비빔밥을 먹고 공항면세점에서 한국산 김까지 산 뒤 오후 8시 10분 도쿄행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들 자민당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독도는 일본 영토다" "한일 간 견해차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또 한국에 가겠다"는 등 발언을 쏟아내며 언론 등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독도를 이슈화해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어내면서 극우파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선거를 겨냥해 자신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번 소동은 당초 '조용하고 무관심한' 작은 도발을 특임장관에 이어 대통령까지 나서는 바람에 한일 간 외교사태로 크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일본 야당인 자민당이 당초 의원 4명을 영토특명위원회를 통해 울릉도에 파견하기로 하는 등 사안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썼으나, 국내는 물론 일본 언론조차 하나의 돌출행동으로 치부하고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신도 요시타카 의원이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울릉도 방문계획을 공식 발표했지만, 이마저 일본 정부나 언론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일본 극우파 정치인들에 대한 관심을 국내외에 처음 끌어낸 것은 이재오 특임장관이었다. 이 장관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조직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 이름으로 울릉도 진입을 막겠다"고 하면서 지난달 31일부터 3박 4일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했다. 이 장관이 강경대응 입장을 나타내면서 여론의 관심이 쏠렸고, 정부도 덩달아 대책회의 등을 통해 '작은 소동'을 '사태'로 몰고갔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지난달 26일 "일본 의원들이 입국할 경우 신변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니 한국 방문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서를 일본에 보내라고 지시하면서 일본 의원의 울릉도 방문은 한일 간 최대의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 '입국 금지' 방침을 통보했고, 이에 대응해 일본 정부도 주일 한국 대사를 불러 따지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게 됐다는 것.
이 때문에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조용한 외교'를 통해 울릉도 일주도로와 경비행장,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독도 방파제 등을 조기에 건설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정부 인사들의 돌출 행동보다는 신중하고 내실 있는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성환 계명대 교수(국경연구소장)는 "일본 의원이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독도에 대한 한국 영유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것이 나았다"고 말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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