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낮은 말할 것도 없고 늦은 밤까지 열대야가 계속돼 생활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각종 쇼핑몰에서는 여름휴가와 바캉스 관련 용품을 선전하느라 바쁘고, 여행업계는 여름 휴가철 여행상품 알리기에 분주하며,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휴테크'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휴테크란 '휴가'(休)와 '테크닉'(Tech)의 합성어로 휴가로 생긴 여가시간을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창의성을 키우며 자기계발을 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혼다자동차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는 "휴식은 대나무의 마디와 같은 것이다. 마디가 있어야 대나무가 성장하듯 사람도 기업도 쉬어야 강하고 곧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휴테크 전문가들은 업무의 양으로 승부를 겨루던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합니다. 업무의 질로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잘 쉬고 잘 노는 것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의 휴테크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에서 경영의 주요 요소로 강조하고 있을 만큼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이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가져오기 때문에 업무 외의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해주는 휴테크가 실제 업무에 더 도움을 준다는 것이 휴테크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휴테크 중에서 가장 권장되는 방법은 독서입니다. 진정한 휴식이 번잡한 일상을 떠나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보며 내일을 준비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할 때, 평소 읽고 싶었으나 일에 쫓겨 읽지 못했던 책들을 끄집어내 느긋하게 읽는 모습이야말로 휴가의 백미(白眉)라 할 것입니다.
요즘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만 찾을 게 아니라 책으로 더위를 다스려 보자는 독서 피서법이 다시 유행하고 있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휴가 중 CEO가 읽어야 할 추천도서 17권을 선정하는 등 언론기관마다 휴가철 책 특집이 등장하고,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여름 추천 도서전이 한창입니다.
과거 정조 대왕 역시 독서피서를 즐기며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책을 읽으면 몸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이 서게 돼 외부의 기운이 감히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또 19세기 영국의 전성기를 이끈 빅토리아 여왕은 고위직 관료에게 3년에 한 번씩 한 달가량 독서휴가를 주어 셰익스피어 작품 5편을 정독해 독후감을 내도록 했습니다.
이제 절정의 더위와 더불어 본격적인 휴가철입니다.
휴가로 주어지는 여가는 배움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농사를 짓는 땅도 봄, 여름, 가을 열심히 일을 하고 겨울에는 휴식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듯이 배움을 통한 휴식과정을 거쳐야만 지속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여름에 인파가 북적거리는 복잡한 휴가보다 쉼과 회복을 주제로 책을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휴가를 제안합니다. 저도 이제까지 기업을 경영하며 복잡하고 힘들었던 짐들을 내려놓고 책과 함께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고(Reflection), 열정을 새롭게 하며(Refreshment), 다시 창조(Recreation)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충전할 수 있는 휴가를 다녀와야겠습니다.
이충곤(에스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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