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을 공포에 몰아넣으면서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코스피는 51.04포인트(2.35%) 떨어진 2,121.27에 장을 마친데 이어 3일(오전 9시 30분 기준) 개장 이후에도 전날보다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2,074.84를 보이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날보다 265.87포인트(2.19%) 떨어진 1만1866.62에 장을 마쳤다.
미국 경기지표가 잇따라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고 미국의 재정지출이 축소되면서 경기둔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과민반응이라며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더블딥 우려는 유가증권시장 시가 총액을 30조원 가까이 날려버렸다. 2일 유가증권시장 시가 총액은 1천197조1천480억원으로 전날보다 28조5천950억원 줄었다. 특히 2일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현대자동차(-4.88%), 현대모비스(-7.33%), 기아자동차(-3.96%)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공포는 미국 시간으로 1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이 1차적 원인으로 꼽힌다. 7월 ISM 제조업지수는 50.9로 전달보다 4.4포인트 떨어졌고 2009년 7월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주말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1.8%에 크게 못미친 1.3%를 기록한 것도 공포를 자극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공포로 변질되는 데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GDP 하락 등 각 지표들은 일본 지진의 영향이 컸고, 향후 일본의 복구에 따른 GDP 개선 여지가 뚜렷하다는 게 근거다.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제도(Fed)가 양적완화에 미온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하고 있다.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국내 증시가 미국의 더블딥에 대한 우려로 움츠린 측면이 있다.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내수주는 상승 탄력이 이어지고 있어 미국 발 악재는 단기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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