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 복지시설 노래봉사, 지역 가수 박미련 씨

"내 아픔도 달래고 어려운 이웃에 용기도 드리고…"

지역가수 박미련 씨가 자신이 일하는 노래교실 녹음실에서 1집 앨범에 실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역가수 박미련 씨가 자신이 일하는 노래교실 녹음실에서 1집 앨범에 실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지구촌 불후의 명곡이다. 일찍 사고로 죽은 아들을 위해 천재적인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에릭 클랩턴이 부른 곡이기도 하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배우자나 자녀가 자신보다 먼저 하늘나라(천국)로 가는 일대 사건보다 큰 아픔이 있을까?

지역에도 이런 사연을 담은 가수가 있다. 박미련(55) 씨. 2001년 대학생이던 아들을 뜻하지 않게 하늘나라로 보내고, 이듬해에 자신마저 신장암으로 콩밭을 하나 떼어내는 큰 수술까지 했지만 노래로 이 모든 아픔을 달래고, 이겨냈다. 오히려 지금은 자신의 아픔을 돌아보기보다는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노래로 봉사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격적인 가수 활동은 2004년부터 시작했다. 그해 각종 노래자랑에 나가 입상하며, 노래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그리고 해마다 사비를 들여 자선공연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6년 고령 대창양로원에서 열린 사할린 동포 돕기공연에서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후부터는 365일 중 100일 가까이 봉사와 관련된 일이 한다.

"제가 노래도 곧잘 하지만 요리 솜씨가 좋아서 양로원이나 시설 등에 가면 할 일이 많아요. 너무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겪었지만, 아들 생각이 날 때마다 더 열심히 봉사하고 살려고 해요. 다행히 제 남편이 재정적인 후원(1집 앨범 제작비)과 작은 아들의 든든한 심적 후원이, 큰 힘이 되어 줍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었기에 그 애절함이 묻어나는 풍부한 감성으로 노래 부르는 박 씨는 2년 전 자신의 1집 앨범을 냈다. 호소력 짙은 허스키한 음색이 그만의 노래 색깔이다. 특히 천상의 아들을 향한 그리움의 한을 토해내는 음색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이 앨범에는 '혼자 사는 여자', '잘못된 사랑', '여자의 길', 디스코 풍의 '좋다가 말았네' 등이 실려 있다.

갈고 닦은 실력으로 노래교실 강사까지 맡고 있는 주부가수 박 씨는 올해에도 (사)한국연예예술인협회 대구지회가 주최하는 제5회 창작가요제에 '그 회관에서'라는 곡(신광우 작사·작곡)으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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