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처음 열렸다. 제3회 대회까지는 올림픽, 월드컵과 같이 4년마다 열리다가 제4회 대회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다. 27일 개막하는 대구 대회는 제13회 대회이다. 지금까지 열두 차례 대회 중 아홉 차례는 유럽지역에서 열렸으며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는 캐나다, 일본(도쿄, 오사카)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이다.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최지와 대회 규모, 스타 플레이어, 세계기록 등을 네 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1983년, 핀란드 헬싱키
세계육상대회는 어떻게 출범했으며 왜 핀란드에서 시작되었을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월드컵과 올림픽의 상업주의 정책에 영향을 받아 1983년 세계육상대회를 출범시켰다. 첫 대회가 헬싱키에서 열린 이유는 핀란드가 육상 강국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1920, 30년대에는 콜레마이넨, 파보 누르미 등 핀란드 선수들이 마라톤을 비롯한 중'장거리 종목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헬싱키는 1952년 올림픽을 개최한 경험도 있었다. 2차 대전 때 핀란드는 소련의 침공을 받아 석 달 동안의 항전 끝에 항복하면서 영토를 잃고 많은 액수의 배당금까지 소련에 물어야 했는데,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올림픽을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IAAF는 패전의 쓰라림을 딛고 스포츠와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한 핀란드 국민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 첫 세계육상대회 개최지를 헬싱키로 결정했다.
이 대회에는 세계 153개국에서 1천572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초대 대회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는 미국의 칼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남자 1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루이스는 이 여세를 몰아 1984년 LA올림픽에서 남자 100m'200m'400m 계주'멀리뛰기를 제패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장대높이뛰기의 전설적 영웅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는 5m7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은 남자 400m 계주(미국'37초86)와 여자 400m(47초99)에서 2개 수립됐다.
◆1987년, 이탈리아 로마
제2회 대회는 1960년 올림픽 개최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1987년 열렸다. 로마대회에는 159개국에서 1천451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로마가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유럽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이 대회에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또 이때부터 대중화된 컬러 TV의 영향을 받아 약 23억5천만 명이 TV 시청을 했다. 로마대회의 최대 이슈는 캐나다의 벤 존슨과 미국의 칼 루이스 간에 펼쳐진 남자 100m 결선 대결. 벤 존슨은 9초83이라는 당시로는 경이적인 기록을 내며 우승했다. 존슨은 이듬해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 100m 결선에서 9초79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으나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고, 1987년 로마 대회에서도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실격 처리됐으며 칼 루이스가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 대회 남자 100m(칼 루이스'9초93)와 여자 높이뛰기(불가리아의 스테프카 코스타디노바'2m09)기록은 세계신기록이었다. 코스타디노바가 이때 세운 기록은 아직 깨어지지 않고 있다.
◆1991년 일본 도쿄
1991년 제3회 대회는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 대륙인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도쿄대회는 육상의 불모지였던 아시아에서 열린 첫 대회로서 육상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오랜 기간 유럽과 아프리카가 육상 강세를 보여 왔으나 아시아 지역의 육상종목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도쿄대회에는 167개국의 1천517명의 선수들이 참가했고, 58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또 약 33억 명의 TV 시청자 수를 기록, TV를 통한 스포츠 중계의 효과와 관련 사업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이 대회 100m에서 칼 루이스는 세계신기록(9초86)을 수립하며 3연패를 달성했으나 멀리뛰기에선 마이크 포웰, 200m에선 마이클 존슨이 새로운 우승자로 등장했다. 당시 칼 루이스와 마이크 포웰의 멀리뛰기 대결은 세기의 명승부로 남아 있다. 루이스는 예선에서 8m56을 뛰어 8m19에 머문 포웰을 압도했고, 결선 4차 시기에서 8m91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포웰은 그러나 결선 5차 시기에서 8m95를 뛰어 한편의 드라마 같은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포웰이 세운 기록은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남자 100m, 남자 멀리뛰기와 함께 남자 400m 계주(미국'37초50)에서 세계신기록이 수립됐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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