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과 무궁화'전이 대구 수성구 범어동 박물관 수에서 10월 31일까지 열린다.
무궁화와 태극 무늬는 오랜 시간 우리 삶 속에 젖어들어 있는 문화다. 이번 전시는 태극 무늬와 무궁화를 소재로 한 유물들을 한데 모아 보여준다.
근대 유물 가운데 특히 한반도 지도 모양으로 무궁화 13송이를 피워 놓은 자수가 많다. 이것은 조선후기 독립운동가 남궁억의 영향이다. 언론인이자 교육자였던 남궁억은 일제강점하에서 해방을 희망하며 무궁화 지도 수 도안을 남겼다. 이는 해방 이후 여고생들의 실과 시간에 애국애족의 마음을 담은 자수 도안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많은 유물이 남아 있다.
혈서를 써놓은 자수 태극기도 눈에 띈다. 1890년대에서 1910년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태극에 무궁화가 자수된 최초의 복합 문양 국기이다. 태극 좌우에는 '필승'(必勝)이라는 혈서가 보인다. 독립을 간절하게 염원했던 누군가 한 사람의 마음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그 밖에 갓통도 흥미롭다. 갓을 넣어 보관하는 함으로, 윗부분은 원뿔 모양, 바닥 부분은 이등분해 한쪽은 여닫을 수 있게 제작했다. 갓통에 사용된 태극문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두루 사용됐다.
1910년대 영국 아일랜드의 왕실 담배회사에서 발행한 태극문 담배 카드에는 태극무늬에 대해 "은자(隱者)의 나라에 있어 이 특별한 디자인은 길상(吉祥)의 의미로 간주된다. 확실한 것은 그 속에 종교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고 적혀 있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 파견된 한 미군 병사가 고국에 있는 부인에게 태극기를 보여주기 위해 찍은 사진도 전시돼 있다.
이경숙 박물관 수 관장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기획한 전시로, 태극문과 무궁화 문양들을 모아 우리에겐 민족적 자긍심을, 외국인에게는 태극의 문양과 무궁화의 소중한 의미를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사랑티켓 홈페이지(www.sati.or.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3천원인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다. 유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함께해요! 태극'무궁화 티셔츠 만들기' '함께해요! 태극'무궁화 손수건 만들기'가 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로는 '나만의 자수 반지 만들기' '민화 브로치 만들기' 등이 있다. 1시간이 소요되며 단체 체험은 일주일 전 예약해야 한다. 전시관람 2천원. 053)744-5500.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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