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주여성 고된 시집살이 한둘 아니다

지난해 초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A(25) 씨는 남편의 잦은 폭력에 시달리다 결혼 생활 1년 6개월 만에 이주여성긴급지원경북구미센터를 찾았다. A씨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면서 힘든 농사일도 참으면서 생활했지만, 가족간 갈등과 남편의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A씨는 이혼하기로 마음먹고 올초에 가출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의 상당수가 부부 및 가족갈등, 이혼문제 등으로 평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여성긴급지원경북구미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상담건수 3천671건 중 이혼상담이 621건(15.2%)으로 가장 많았고, 체류비자상담 527건(12.9%), 생활상담 466건(11.4%), 부부갈등 450건(11.0%), 가정폭력 336건(8.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1천564건(42.6%)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630건(17.2%), 일본 462건(12.6%), 몽골 252건(6.9%), 러시아 215건(5.9%), 필리핀 118건(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편의 폭력과 고부갈등, 경제적 어려움, 이혼문제 등이 1천614건으로 전체의 39.5%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가출한 결혼이주여성도 13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여성긴급지원경북구미센터 모경순 센터장은 "국제결혼이 증가하는 가운데 결혼이주여성들이 남편의 폭력과 가족 간 갈등으로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들과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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