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세계육상 우리가 빛낸다] 20km 경보 김현섭

"시상대 저 높은 곳만 생각합니다"

김현섭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경보 20㎞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김현섭은 이 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삼성전자 육상단 제공
김현섭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경보 20㎞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김현섭은 이 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삼성전자 육상단 제공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모습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메달 획득 기대를 모았던 남자 마라톤 지영준의 불참으로 한국 육상계의 관심이 온통 남자 경보 20㎞의 김현섭(26'삼성전자)에게 모이고 있다. 김현섭의 올 시즌 경보 20㎞ 세계랭킹은 7위. 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느냐와 경기당일 날씨, 컨디션에 따라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어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주위에선 동메달까지는 노려볼 만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금메달을 따는 모습만 머릿속에 떠올리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운영, 결승선 통과, 시상대에 서는 모습까지, 김현섭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매일매일의 고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자신감도 충만하다. 자신에게 향하는 기대와 관심이 부담될 법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저의 가능성과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니 오히려 즐겁죠. 그동안 해외에서 열린 대회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코스 적응 등 여러 가지 이점을 살려 진짜 실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현섭은 지난 6월 대구에서 현지 적응을 끝내고, 지난달부터 강원도 고성군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곳에서 김현섭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중반 페이스 하락을 집중 보강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에 매주 100㎞씩을 소화하며 강철 체력을 기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현섭의 기록은 1시간19분31초. 세계기록(1시간17분16초)에는 2분 이상 뒤진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의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 김현섭의 메달 획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세계랭킹 상위권을 차지한 중국과 러시아 선수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왕젠이(1시간18분30초), 추야페이(1시간18분38초), 첸딩(1시간18분52초)의 중국 세에다 시즌 4위에 랭크된 발레리 보르친(1시간18분55초), 블라디미르 카나이킨(1시간19분14초), 세르게이 모로조프(1시간19분18초) 등 러시아 선수들도 견제해야 한다.

이민호(삼성전자) 대표팀 경보 코치는 "기록차를 단번에 줄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유연함이 장점인 김현섭이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더운 대구 날씨 등의 변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들 선수와 불꽃 튀는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했다.

김현섭 역시 "이번 대회는 기록싸움이라기보다 순위 다툼이 될 공산이 크다. 15㎞까지만 선두권을 유지한다면 남은 후반부에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현섭은 200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경보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른 후 2005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챌린지 대회에서 8위를 차지, 사상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그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현섭은 2008년에는 한국 기록을 1시간19분대까지 단축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연달아 한국 기록(1시간19분31초)을 경신했다. 김현섭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올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이름:김현섭(삼성전자)

대회일정: 남자경보 20㎞ 28일 오전 9시

생년월일:1985년 5월 31일

키'몸무게:175cm, 53㎏

학교:속초상고

최고기록:1시간19분31초

수상:2011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 20㎞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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