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미용 성형을 할 경우, 수술비의 10%를 환자가 '미용성형 부가가치세'로 추가 부담하게 되면서 지역 성형외과들이 '여름 대목'이 사라졌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불경기에 시달리는 대구지역 일부 의원은 환자가 50% 이상 줄어든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을 낮추는 곳까지 생겼다.
학생들이 방학을 하는 7, 8월은 성형외과 개원가에선 '대목'으로 불렸지만 경기 불황에다 부가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환자 수가 격감했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개원 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특히 불경기가 지속됐던 대구지역의 경우 몇 년 전부터 환자가 줄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부가세 사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성형외과 의사는 "요즘 환자들이 80% 이상 신용카드로 결제하는데 부가세 이야기를 꺼내면 무조건 깎아달라고 한다"며 "지난해만 해도 상담 환자 중 거의 대부분이 수술을 받았지만 요즘은 80~90%가 상담만 받고 돌아간다"고 했다.
부가세를 부과하는 수술은 눈성형(쌍꺼풀), 코성형, 가슴확대술, 가슴축소술, 지방흡입술, 보톡스, 필러 등 7가지. 수술비 부담이 커지면서 환자가 줄다보니 수술비용도 예년보다 낮아지고 있다.
쌍꺼풀 수술은 대구지역에서 평균 100만~140만원이던 것이 80만~100만원으로 낮아졌고, 코성형은 180만~300만원에서 150만~25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가슴성형술의 경우, 400만원에 이르던 수술비용이 300만원으로 떨어졌다. 250만~400만원인 지방흡입술 비용도 낮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결국 병원 측이 부가세 10%를 부담하는 형편이지만 여전히 환자들의 발길은 줄어들고 있다. 대학생 전모(20'여) 씨는 "친구들과 함께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었는데 부가세 때문에 포기했다"며 "비용 부담도 있지만 기분이 나빠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환자를 유치하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의사는 "현금으로 낼테니 깎아달라고 해서 수술비를 10% 감해줬는데 며칠 뒤 찾아와 현금영수증을 끊어달라고 했다"며 "어이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의사들은 미용 성형 부가세 대상 기준도 모호하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한 의사는 "안면윤곽, 이마나 턱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 등은 부가세를 내지 않는다"며 "어디까지 미용 성형인지 애매하다"고 했다. 주름개선을 목적으로 한 필러나 보톡스는 과세대상이지만 미간에 깊게 파인 팔자 주름이나 콧대에 움푹 파인 곳에 대한 시술은 비과세다.
성형외과의사회에 따르면, 쌍꺼풀과 코수술 등 5개 수술을 받는 환자는 연간 3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쌍꺼풀 수술 2만여 건, 코성형 7천여 건, 지방흡입술 5천여 건 등이며 시장규모는 3천억원가량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부가세 과세에 대해 헌법소원을 검토하고 있다. 의협은 "미용성형수술에 대해 부가세를 매기는 것은 정부 스스로 의료의 영리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의료를 비영리사업으로 보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와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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