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국 폭동 런던에서 다른 도시로 확산, 英 국가비상사태

◇영국 폭동 런던에서 다른 도시로 확산, 英 국가비상사태

영국 폭동으로 런던이 불타고 있다. 사흘째로 접어든 영국 폭동은 런던 중심가, 버밍엄, 리버풀까지 확대되었으며, 휴가 중이던 캐머런이 급거 귀국하였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하였다.

런던 북부의 토트넘에서 폭동이 시작된 지 사를 째인 8일, 런던 중심가 등 20여곳에서 폭동과 약탈이 동시다발로 벌어지고 있으며, 제2도시인 버밍엄 항구도시 리버풀과 브리스톨 등 다른 도시로 확대되면서 영국이 국가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토드넘에서 6일밤 시작된 영국 청년들의 폭동은 8일 런던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폭동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휴가 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8일 밤(현지시간) 급히 귀국했다.

영국 폭동의 원인은 복지 잔치가 끝나자, 영국 청년들의 실업률이 20%대로 최악으로 치솟자 불만이 극에 달해 폭발 한 것으로 보인다. 런던 곳곳에서 6~7일 이틀밤에 걸쳐 청년들의 폭동과 약탈 행위가 이어졌다. 8일 오후 4시20분(현지시간) 런던 동부의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해크니 메어스트리트에서 진압 경찰과 청년들 사이에 대치상태가 벌어졌다.

영국은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폭동은 오랜 신분사회 전통 탓에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은 영국사회의 특성에 경기 침체의 직격탄까지 가해지면서 청년층 실업이 화학고가 되어 폭발한 것.

폭동을 이끄는 성난 청년들은 경찰이 길가에서 불심검문을 벌이자 이에 반발해 수십명의 청년들이 몰려 왔고 경찰 차량과 버스를 향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영국의 범죄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내 저소득층 청소년들은 고실업, 복지축소로 쪼들리면서도 왕실, 연예인 등 상류층 소비문화를 미디어를 통해 늘 접하면서 박탈감이 큰 상태라고 보고 있다. 분노한 청년들은 시내 곳곳에선 상점의 창문을 소화기를 집어던져 부수기도 하고 물품을 끌어내는 모습이 보였다. 건물과 차량들에 불을 질러 곳곳에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아올랐다.

이번 영국 폭동의 핵심은 무차별 약탈이다. 폭도들은 대부분 10대~20대로 후드티와 마스크 두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주로 대형상가 등에서 전자제품 등 고가의 물품과 식량 의복 등 생필품을 약탈하고 있으며, 여성들도 가세하여 옷과 화장품 가게를 털고 있다.

영국폭동의 발단은 4명의 자녀를 둔 마크 더건(29)이 지난 4일 토트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망사건. 더건은 현장에서 숨졌고 경찰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영국 폭동 초기 시위현장에서 '정의' 구호가 나왔던 것과는 달리 이어진 폭동에서는 특별한 정치 사회적 메시지는 나오지 않고 무조건적인 약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폭동이 갱단 두목이었으며 강력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더건의 죽음에 대한 보복성 테러로 인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지난주부터 2주 일정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휴가중이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8일 급히 귀국했다. 캐머런 총리는 9일 오전 비상각료회의를 소집해 폭동 및 세계 경제 불안에 따른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폭동으로 경찰은 지난 이틀 동안의 폭동에서 모두 215명을 체포했고 경찰관 3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의 긴축 정책과 실업률 상승 등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만이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이번 영국 폭동에서는 가난한 젊은 층들이 저렴한 블랙베리로 "모여라"는 무료 문자를 보내면서 폭발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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