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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마디에… 홍 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충청·호남권 급선회

박근혜 전 대표의 한 마디에 한나라당의 지명직 최고위원 문제가 정리됐다.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를 모두 충청권 인사로 하려 했던 홍준표 대표와 관례대로 호남'충청권으로 나누자는 최고위원들 간에 내홍을 빚어왔는데 한나라당이 후자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9일 지도부 결정에는 관여치 않았던 행보와 달리 "전국 정당을 지향하는 한나라당인 만큼 그 정신에 맞게 지명직 최고위원도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그간 공들여왔던 호남권이 배제되는 것을 경계했다. 발언 직후 홍 대표 측은 다음 주쯤 충청'호남권 인사 각 1명씩 임명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충청권에서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우택 전 충북지사 중 한 명이, 호남권에서는 비례대표인 김장수'이정현 의원과 고기원 무안'신안 당협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지명직 최고위원 건이 정리 단계에 접어들자 이번에는 수도권과 영남권 정치권 간 마찰을 빚는 '물갈이'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은 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부터 인물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영남권은 수도권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또 물갈이와 직결되는 전략공천 비율에 대해서도 현재 홍 대표는 전략공천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공천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나경원 최고위원(공천개혁특위장)은 전략공천 비율을 취약지를 제외한 지역의 20% 미만을 주장하고 있다. 호남을 제외하면 20%는 적지 않은 숫자라는 것이다.

이에 이해봉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을)은 "당이 매일 공천문제에 매달리는 것처럼 비치는데 극우'극좌를 없애는 등 국가적 통합문제를 남겨놓은 만큼 공천 문제는 나중에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공천의 기준, 시스템, 일정 등을 투명하게 정하는 게 지도부가 할 일이며, 중구난방식으로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천문제 조기 대두에 제동을 걸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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