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복숭아 산지 청도] 먹음직스런 맛의 유혹

200년 전부터 홍도마을서 번성…당도 높고 향 일품

주말엔 청도에 가보자. 요즘 청도에는 달콤하고 향긋한 복숭아 향으로 가득 차 있다. 하늘이 준 선물, 복숭아가 지천이다. 탐스러운 복숭아가 행인을 유혹한다. 어디 이뿐이랴! 봄에는 무릉도원이다. 산자락마다 복사꽃밭이다. 온통 분홍색으로 변한다. 가을엔 온 천지가 주황색 물결로 바뀐다. 반시감이 꽃으로 변한다.

청도엔 사시사철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이때쯤 청도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신이 내린 선물!

복숭아는 '불로장생' '생명의 탄생' '여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신선이 먹는 음식이라고 알려졌다. 도연명이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무릉도원을 이상향으로 표현한 이후 많은 문인이 복숭아 꽃(桃花)을 '별천지 속의 꽃'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백은 '산중문답'에서 '복숭아꽃 실린 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별천지요 인간 세상이 아니로구나'라고 시를 읊었다. 안견의 그림 '몽유도원도' 역시, 안평대군의 꿈 얘기를 듣고 그린 '복사꽃 피는 이상향'이었다. 분홍빛의 복숭아 색깔은 '복사꽃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뜻하기도 한다.

◆1906년 국내 본격 보급

복숭아는 중국이 원산지다. 실크로드를 거쳐 서양으로 전해졌다. 17세기에는 아메리카 대륙까지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재배해왔다. 본격적인 복숭아 보급은 1906년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을 설립하면서부터다. 미국, 중국 및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품종을 시험한 후 개량종 위주로 농가에 전파했다. 현재 전 세계에 약 3천여 품종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창방조생·백도·천홍·대구보·백봉 등의 품종이 많다. 영천·청도·경산·영덕·김해·장호원·음성 등이 주요 생산지다.

특히 복숭아라는 이름의 어원은 중국 당나라 두보(杜甫)의 한시를 한글로 풀이한 '두시언해'에서 '복셩화'란 말이 나온다. 또한 1608년 어의(御醫) 허준이 왕명으로 편찬한 한의서 '언해두창집요'에서는 '복숑와', 1517년 의서 '벽온방'에 '복숭아'로 기록한 내용이 있다.

◆청도 복숭아 역사

청도는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복숭아 고장이다. 약 200년 전부터 화양읍 신봉리 홍도마을에서 번성했다. 청도 복숭아는 구릉이 많은 산지에서 재배돼 기온차가 크고 일조량을 넉넉하게 받고 자라서 당도가 높고 향이 뛰어나고, 껍질이 잘 벗겨지고(백도 품종), 고유의 색깔이 짙고 선명하며 과즙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1천567농가에서 962㏊를 재배, 연간 1만2천815t을 생산, 전국 생산량의 약 5%를 차지하면서 연간 366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복숭아의 효능

복숭아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다량의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함유한 건강식품이다. 특히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배변을 촉진하여 변비치료는 물론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수분을 공급해줌으로써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으며 밤에 식은땀을 흘릴 때도 좋다. 담배의 니코틴을 제거하는 효능과 함께 피를 맑게 하고 위장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

◆맛있는 복숭아 고르는 법

무른 복숭아를 좋아하는 사람은 미백도, 상도백도 계통이 좋다.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는 경우 아까즈끼, 오도로끼, 천중도 종류를 구매하면 된다. 특히 천중도 백도와 아까즈끼 등은 당도가 11~15%를 유지해 맛이 좋은 복숭아로 알려져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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