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드세븐 담배는 독도의 한숨, 아사히 맥주는 독도의 눈물."
11일 오후 4시 대구 수성구 한 슈퍼마켓.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홍민철(26) 씨가 카운터로 향했다. 홍 씨가 "'마일드 세븐' 하나 주세요"라며 특정 담배를 찾자 주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인은 '저희 가게는 더 이상 마일드 세븐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가리켰다. 홍 씨는 "매출이 걸린 상인들이 독도를 생각해 팔지 않는다는 것이 대단하다"며 "불매운동에 함께 동참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이어지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불이 붙고 있다.
특히 일본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를 계기로 소비자 단체는 물론 유통업체까지 일산 불매 운동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담배 판매상.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는 10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독도 도발 규탄 대회 및 일본 상품 불매 운동 출정식'을 열었다. 전국 담배 판매인 14만여 명으로 구성된 중앙회는 일본산 담배 '마일드 세븐'의 판매를 중단하고 다른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대구경북 지역 가게에도 '일본산 담배를 취급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독도로 가는 관문인 포항여객터미널 인근 상인들은 앞장서서 일본 담배를 빼고 있다. 터미널 내의 '여객매점'에는 '일본 망언에 열받아서 마일드 세븐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말을 걸어놨고 터미널 주변 상인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상인들은 "독도는 포항시민들의 자존심"이라며 "손님들도 격려해주면서 다른 일본 제품도 사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성렬(41) 씨는 일본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 외에도 '일본 대지진 때문에 성금 모아주니 뒤통수를 친다'는 내용의 억울함을 표현하는 글을 써붙여 놨다.
이 씨는 "마일드 세븐을 찾는 손님들이 꽤 있지만 다른 담배를 추천해 함께 불매운동을 하자고 권유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일본산 담배를 팔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가전제품, 화장품, 의류, 자동차 등 일본 제품의 목록을 만들어 불매운동에 나섰다. 다음 아고라 청원 사이트에는 '독도 침략을 꿈꾸는 일본제품 불매운동합시다'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추방합시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광복절을 앞두고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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