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대소전선(三道大小戰船) 548척, 통영층(統營層) 184척, 전라좌수사층(全羅左水使層) 78척, 경상좌수사층(慶尙左水使層) 65척, 전라우수사층(全羅右水使層) 135척, 충청사층(忠淸使層) 92척, 장졸 3만 6천9명, 연향미(燕餉米'군량미) 8만 9천398석…."
1592년 임진왜란 전 1591년 작성된 '도요토미 히데요시 한출병시 병황'(豊臣秀吉韓出兵時兵況)에 나오는 수치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접이식 종이 여러 장에 적힌 이러한 수치들은 한참이나 이어지고 있다. 조선 삼도(경상'전라'충청도) 수군 전체의 전투 선박과 병력의 수, 군량미의 양 그리고 각 도별 척후선 등 전선(戰船)의 종류별 선박 수와 그 병력의 수, 그들의 군량미 정도가 세세히 기록돼 있다. 또다시 각 도의 산하 지역 해안별 군사 배치 상황과 해안 어디에서 육지 어디까지 수로의 길이는 얼마인지 등 도요토미가 일본에 앉아서 우리나라 지리를 손금 보듯 원격 지휘할 수 있는 정보들이 깨알 같은 한자로 적혀 있다.
바로 이러한 중요 정보들은 1392년 조선 개국 후 200년간 당쟁과 지배층의 자리싸움으로 민심이 급격히 이반되고 있을 즈음, 조선을 휘젓고 다니던 승려 등 일본 첩자들에 의해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된 것이다.
임진왜란은 이렇게 치밀한 준비 끝에 일어났다. 조선 500년은 300년 뒤인 1910년 망했다. 한반도 점령이라는 드러나지 않았던 '일본의 꿈'은 이뤄졌다. 일본은 백제를 돕기 위해 파병한 663년 백강(白江'현 금강 부근) 전투 진출 이후 수시로 한반도를 넘봤고, 1천 년 만에 조선을 전면 침략해 패했으나 다시 300년 뒤에는 조선을 아예 통째로 삼켰다.
한반도 남쪽을 한때 지배했다는 허구의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앞세워 '우리 땅 정복 꿈'을 키워왔던 일본은 중국이 주변국을 오랑캐 국가라며 잦은 전쟁과 침략으로 정복'복속시켰듯이 1천300년에 걸쳐서 이웃 조선 정복의 '그랜드 플랜'을 달성했다.
일본은 우리가 내분'갈등으로 '불'났을 때 어김없이 '부채질'했다. 일부러 불을 내기도 했다. 우리는 그렇게 늘 일본에 당해왔다. 남북 분단에다 정치, 사상, 이념, 빈부, 서울'지방 간 차별 등으로 찢겨 불난 지금, 일본은 '독도 도발'로 부채질하기에 여념 없다. 그리고 치밀한 준비와 자료 축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독도 정복'을 꿈꾸고 있다. 국치 100년 넘어 또 맞는 8'15광복절.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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