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도 소도 '튀는 청도' 명물 되겠네

소싸움만 유명? 개 데리고 복날 '개나소나 콘서트' 대성황

말복인 13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말복인 13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제3회 애완견을 위한 개나소나 콘서트'에서 관객들이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거워하고 있다.

말복인 13일 청도군 화양읍 야외음악당에서 올해 3번째로 열린 '애완견을 위한 개나소나 콘서트'가 성황을 이뤘다.

제1회, 2회 콘서트가 장중한 클래식 선율을 선사하는 무대였다면 이번 콘서트는 예기치 않은 우중(雨中) 공연과 '깜짝 가수' 등장으로 관객들이 함께 즐기는 무대가 됐다.

이날 오후 6시 총연출자인 개그맨 전유성(62) 씨가 무대에 오를 무렵, 갑자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야외무대 지붕이 비를 제대로 가려주지 못하자, 값 비싼 악기가 설치된 무대가 어수선해졌다. 전국 각 지역에서 애완견을 데리고 야외무대를 꽉 메운 관객들도 술렁였다.

전 씨는 간략한 내빈 소개에 이어 배뱅이굿 공연부터 시작했다. 비가 잦아들지 않자 이날의 마지막 무대로 예정했던 가수 구창모가 선발 등장했다. 그사이 악기에 비를 막을 준비를 마치고 78인조 오케스트라가 2, 3곡 연주를 마쳤다.

이때 관객들 중 아무도 예상치 못한 가수 이문세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는 "존경하는 전유성 형님에게 오늘 아침 가겠다고 연락했다. 비가 오는 분위기, 축 처지지 말고 마음껏 한 번 뛰어보자"며 마치 개인 공연하듯 특유의 춤과 노래로 무대와 객석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객석의 아줌마 부대들은 이문세를 연호하며 신나는 무대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에 시작된 공연은 예정시간을 넘겨 오후 9시에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구미에서 온 신준호(38) 씨는 "반려견을 위하는 콘서트가 어떤 무대인지 기대를 갖고 처음 왔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한자리에서 소통하는 점이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모여든 관객들은 애완견과 관련된 전시회와 철가방 코미디극장의 개그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공연을 앞두고 비가 올까봐 2, 3일간 밤잠을 설쳤다는 전유성 씨는 이날도 '청도군민 전유성' 명찰을 달고 무대 아래 위를 누볐다.

그는 "개들이 가장 많이 수난을 당하는 날 청도에서 개나소나 콘서트의 색다른 추억을 간직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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