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대구城 '삼국지 결투'…제갈량들 바쁘다

현대백화점 개장 D-3

현대백화점 개점(19일)이 다가오면서 대구 지역 '백화점 시장' 재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가의 관심은 일단 규모면에서 가장 큰 현대백화점이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선두 주자를 추월할 것인지와 백화점 경쟁이 3자 구도로 변화됨에 따라 지역 백화점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대구의 백화점 시장은 2002년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개점하면서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의 양자 구도에서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선두 경쟁으로 바뀌었다.

이후 10년간 지속되온 양자 구도 경쟁은 현대백화점 등장으로 3자 구도로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현대 진출 이후 1, 2년간의 성적이 향후 순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업체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백화점-고객 충성도 1등

대구백화점은 사실상 전국 유일의 지방 백화점이다.

IMF와 금융위기로 부산과 대전, 울산 등 타 대도시 토종 백화점이 줄줄이 무너졌지만 대백만 경쟁력을 갖고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백은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에도 현재까지 '위상'을 고수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백이 '토종 기업', '지역 기업'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고 지역의 소비 성향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40, 50대 이상 고객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백화점=대백'이란 이미지를 갖고 자라왔다"며 "지역민의 눈높이와 입맛에 맞는 밀착 마케팅은 대백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와 현대는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경쟁할 수밖에 없어 중장년층 이상 기존 고객 관리에 나선다면 '1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구백화점은 40, 50대 이상 매출 비중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협력을 통해 명품 매장 콘셉트를 유지해왔고 오랜 매장 운영을 통해 지역민들의 선호도나 취향에 맞는 매장 구성을 해 온 때문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올드 고객층을 중심으로 백화점은 대구백화점이란 이미지가 강하며 대구 소비성향이 보수적인 만큼 토종 기업인 대백이 앞으로도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매장 규모면에서도 롯데나 현대에 밀리지 않는 만큼 쉽게 안방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연합군단에서 확실한 우위

롯데백화점은 '발등에 떨어진 불'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면서도 2003년 개점 이후 축적한 '9년의 노하우(know-how)'를 내세우며 1위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 대구 지역 곳곳에 있는 점포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이 가능하고 장기근속비율이 높은 판매사원의 역량 등 '유통=롯데'로 굳어진 이미지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충환 팀장은"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대구의 유통환경에 최적화한 마케팅 시스템과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는데 이는 단기간에 확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롯데몰, 롯데영플라자 등 5개의 매장은 물론 롯데건설 아파트로도 매겨진 고품격 브랜드도 롯데백화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 대구점 개점을 앞두고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숍매니저의 이탈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신장으로 올해 매출이 5천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백-규모와 입지로 승부한다.

현대백화점은 시장 진입 초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단기간에 기존 롯데 대구점을 추월, 매출 선두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구의 유통 1번지인 반월당에 대형 매장을 마련해 우선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는데다 '매출=백화점 크기'로 통하는 공식처럼 매장 규모, 입점 브랜드'명품 수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총 영업면적은 5만6천100㎡로 대구백화점 38,184㎡(1만1천571평)와 롯데백화점(36,300㎡)보다 규모면에서 1.2~1.5배 크다. 또 갈수록 시장이 커지는 명품 브랜드 입점 역시 60개로 대구백화점(43개)과 롯데백화점(28개)보다 앞선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국내 백화점업계의 화두(話頭)는 기존 점포 '덩치 키우기'로 통할 정도로 롯데'현대'신세계 등 3대 백화점들이 저마다 주요 점포를 증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백화점 규모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현대백화점카드 회원 수가 20만 명에 이르고 문화센터 회원모집 첫날 1천 명이 몰리는 등 신규 점포의 핸디캡이 해소된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이 뒷받침되면 연말까지 개점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에 5천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려 롯데 대구점의 지난해 매출(4천650억원)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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